필리핀에서도 처음으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 아더 얍 필리핀 농무장관은 8일 수도 마닐라 북부 칼무피트의 한 농가에서 처음으로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검출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인간 감염을 시킬만한 강력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얍 장관은 조류독감 발생과 관련해 일본에 대한 가금류 수출은 전면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이번에 발생한 조류독감은 농장에서 사육하는 오리에서 발견됐으며 바이러스가 인체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H5N1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러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시아에서 조류독감의 급증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으며 조기 방역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인간 전염병으로 번질 수 있다고 4일 경고했다.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소장인 오미 시게루 박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조류독감에 관련 콘퍼런스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아시아에서 창궐하고 있으며 놀랄만한 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사람과 가금류간의 접촉에 의해서만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쉽게 전염되는 형태로 바뀌어 전세계적 전염병을 야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미 소장은 바이러스가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가변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경계태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특히 지난달 중국 칭하이(靑海)성에서 재발돼 6천 마리의 철새가 폐사한 이후 전염병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져왔던 야생 철새들의 집단 폐사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아시아에서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64건으로, 대부분 베트남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지난해 44건보다 20건이나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