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플레이는 역시 '강호들의 무덤'이었다. 한국선수 중 매치플레이 경험이 가장 많은 박지은(26·나이키골프)이 2라운드에서 탈락하더니 우승후보 '0순위'였던 아니카 소렌스탐(35·스웨덴)도 8강전에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모두 15명이 출전한 한국선수 가운데 4강에 오른 선수는 이미나(23)가 유일하다. 매치플레이에서나 볼 수 있는 예상밖의 결과다. 이미나는 3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글래드스톤의 해밀턴팜스GC(파72)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HSBC여자월드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3라운드에서 리셀로테 노이만(스웨덴)을 3&2(두 홀 남기고 세 홀차 승리)로 꺾은 데 이어 곧바로 치러진 8강전에서는 팻 허스트(미국)를 1홀차로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2002년 한국여자프로골프 상금왕과 신인왕을 휩쓸었던 이미나는 지난해 미LPGA 퀄리파잉토너먼트를 통해 미 투어에 진출한 '신인'이다. 올 들어 13개 대회에 출전,일 곱번 커트를 통과했고 지난 5월 코닝클래식에서 공동 2위를 한 것이 최고성적이다. 올 시즌 상금은 14만2111달러로 투어랭킹 45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나의 준결승 상대는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을 2홀차로 물리친 14번시드의 웬디 워드(32·미국).투어데뷔 10년째인 워드는 이번 대회에서 김주미(21·하이마트)와 김초롱(21)등 한국선수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다. 한편 김초롱은 이날 3라운드에서 워드와 17번홀까지 대등한 승부를 펼쳤으나 마지막 18번홀을 내줘 1홀차의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미나 김초롱과 함께 3라운드에 올랐던 장정(25)은 강적 캐리 웹(호주)에게 4홀차로 완패했다. 1번시드 소렌스탐은 이날 3라운드에서 레이첼 헤더링턴(미국)을 2홀차로 제압하고 기세를 올렸으나 8강전에서 캔디 쿵(대만)에게 1홀차로 패해 짐을 꾸려야 했다. 소렌스탐은 8번시드의 쿵과 17번홀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으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2.5m짜리 파퍼트를 놓치며 파를 잡은 쿵에게 무릎을 꿇었다. 기대를 모았던 박지은은 2일 열린 2라운드에서 마리사 바에나(콜롬비아)에게 연장 접전 끝에 져 탈락했다. 60번시드인 바에나는 8강전에서도 웹을 2홀차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