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의회가 30일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스페인은 벨기에와 네덜란드, 캐나다에 이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네번째 국가가 됐다. 이날 하원에서 찬성 187, 반대 147, 기권 3으로 법안이 통과되자 의사당 관람석에 있던 동성애운동가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키스를 나누며 기뻐했다. 애초 이 법안은 지난주 보수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부결됐으나 스페인에서 상원은 자문기구일 뿐으로 하원에서 법 제정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법안을 지지해온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는 "우리나라는 자유와 관용이라는 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환영했다. 동성결혼법이 통과됨에 따라 동성부부들은 상속권과 연금수급권, 자녀입양권 등 이성부부들과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됐으며 이 법이 관보에 게재된 뒤 첫 동성부부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에서는 지난 39~75년 프랑코 독재시절 동성애와 이혼, 낙태가 불법이었으나 프랑코 사후 유럽에서 가장 진보적인 견해를 보여왔다. (마드리드 로이터ㆍAP=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