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전진하는 승차감이 마치 브람스 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마에스트로 금난새(58)는 요즈음 폭스바겐 페이톤과 열애 중이다. 지난 4월 이 차를 몰아보곤 그 자리에서 구입을 결정했다.


독특한 디자인에 금세 매료된 까닭이다.


"오랫동안 몰았던 벤츠가 베토벤의 음악에 비견된다면 페이톤은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을 연상시킨다"는 금씨는 새 연인을 맞은 듯한 흥분된 표정을 짓는다. 브람스 교향곡1번이 20여년만에 완성됐듯, 페이톤은 폭스바겐 기술의 결정체로 와닿는다고 금씨는 말했다.


독일이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그는 독일차 팬이다. 1970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졸업한 뒤 독일 여행을 갔다가 현지 교수의 제안을 받고 눌러 앉은 것이 독일과의 오랜 인연의 시작이었다.


"이 차를 몰아보면 1번 교향곡의 4악장처럼 오랜 항해 끝에 신대륙을 발견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페이톤은 저에게 차분하고 끈기를 갖도록 격려합니다." 페이톤은 소형차 '비틀'로 유명한 폭스바겐이 처음으로 만든 대형 딜럭스 승용차.12기통에 무게가 2t이나 나간다. 클래시컬한 내부장식에다 안전시스템도 승용차로선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이다.


"독일차에는 장인정신이 녹아 있어요.


일본차보다 한수 위라고 봅니다." 그는 페이톤을 몰고 새벽길을 질주하면서 그날 연주회를 구상한다. 유라시안필하모닉 지휘자로서 올해 30여개 도시에서 순회공연할 때도 패이톤과 동반할 계획이다.


글=유재혁·사진=양윤모 기자 yoonm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