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2:33
수정2006.04.03 02:35
코스닥시장이 약 4개월 만에 500선을 재돌파했다.
이번 500 고지 점령은 지난 2월과 의미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개인투자자가 아닌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지수를 끌어올렸고 △고유가와 금리 인상 등 온갖 악재 속에서 오름세를 지속했으며 △기업 실적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주가가 올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번 상승세는 일시적인 게 아니라 추세적이며,연말까지 600선 돌파도 어렵지 않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주도 세력은 기관과 외국인
30일 코스닥지수는 5.58포인트(1.12%) 오른 503.2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은 지난 2월17일 전고점(519.20)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강력한 매수세로 지수 상승을 주도해 왔다.
이날 이후 외국인이 5033억원,투신이 638억원,보험이 564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업종 대표주와 우량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개인 위주의 테마주가 시장을 이끌던 지난 1∼2월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기관이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39억원어치를 팔았지만 기관은 28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적립식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수급 구조가 좋고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어 지수가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듯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스닥시장 상승세를 경기나 기업 실적 등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이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학 우리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과 3분기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 두 가지 요소로 인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갖는 IT(정보기술) 기업의 실적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약간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정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IT 기업의 부진한 2분기 실적 발표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3,4분기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어 조정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말 600선 돌파 가능
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하반기에는 큰 폭의 상승을 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과 기관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우량주에 대한 리레이팅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IT,특히 인터넷주를 중심으로 랠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기업 실적이 바닥권인 상황이어서 지수가 고점을 계속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대형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하반기에 집중될 예정이어서 기업 실적 악화보다는 개선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LCD 휴대폰 인터넷 등 IT 관련주의 실적이 3분기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미국의 저금리로 인한 자본 유출 가능성,그리고 세계경제가 여전히 동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