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관이 매수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지난 10여년간 한국 증시의 최대 매수세력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3분기째 주식 순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이 40%대로 높아지면서 펀드 편입이 거의 마무리돼 앞으로는 적극적인 매수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 2분기 중 우리 증시에서 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1분기에도 2485억원 순매수에 그쳐 과거와 비교하면 외국인들은 올 들어 사실상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2000년 이후 분기별 최대인 2조8733억원어치를 판 것을 감안하면 3분기째 매수를 중단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10여년 동안 매수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작년 4분기부터 기조적으로 입장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대표는 "외국인들은 1998년 외국인 투자가 완전 개방된 후 지속적으로 매수하며 한국 주식 편입을 완료한 상태로 앞으로는 예전처럼 대규모 매수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1998~2004년에 무려 47조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중 외국인의 보유 비중도 14%에서 43%로 급등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대만 증시의 모건스탠리지수(MSCI) 비중 확대를 계기로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시장인 대만 증시로 자금을 집중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내년 상반기쯤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문제가 가시화하면 추가적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