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8일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의 거취와 관련, 유임 방침을 정하고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이를 적극 지지키로 한데 맞서 한나라당은 윤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처리 입장을 고수하는 등 여야간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28일 저녁 청와대에서 문희상(文喜相)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국민정서나 유족슬픔을 생각할 때 정치적 책임을 지게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방개혁을 효율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인물로 완수해 내는 것"이라고 유임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방개혁은 대단히 당위적인 문제이고, 윤 장관은 군구조개선, 획득개선, 장병환경개선, 군 사법개혁 등 국방과제의 적임자"라고 말했다고 우리당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여소야대의 정국하에서 해임건의가 정치적으로 남용될 경우 대통령도 각료도 소신있고 안정된 국정운영을 할 수가 없다"며 한나라당의 해임건의안 제출을 정면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고민과 망설임을 오기정치로 몰아붙이기 전에 야당이 너무 자주 해임건의를 꺼내는 것은 아닌지 다 함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29일 김원기(金元基) 의장과 여야 각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국방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각당의 협조를 당부할 방침이다. 우리당도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방침에 공감을 표시하고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에서 해임건의안을 부결시키기로 방침을 정하고 29일 상임중앙위.원내대책 연석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노 대통령의 윤국방장관 유임 방침에 대해 "대통령 자신이 먼저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표결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특히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29일 청와대 오찬에 불참키로 했으며 28일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윤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한다는 방침을 고수키로 했다. 맹형규(孟亨奎)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 탓을 하기 전에 해임건의안을 내지 않아도 되게 하면 될 것 아닌가"고 반문한뒤 "대통령이 민심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방장관을 유임시키는 이유로 군 개혁을 이야기하는데 휴전선이 뚫려 `자유왕래'가 이뤄지고 총기난사가 일어나는 것이 윤 장관의 개혁이냐"면서 "대통령이 현실에 눈을 감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이처럼 정면대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30일로 예정된 해임건의안 표결에서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의 태도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며, 해임건의안 처리 결과는 향후 정국에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유의주 기자 ash@yna.co.kr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