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거래금액이 13조원(2004년 기준)으로 추정되는 중고자동차 시장을 놓고 온·오프라인업체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인터넷쇼핑몰을 통한 중고차 거래가 급증하면서 양측이 정부에 건의안을 제출하며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주차장,전시관 등 대지 시설을 갖추지 않은 온라인사업자의 중고차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인터넷기업협회,한국온라인쇼핑협회 등은 "온라인 중고차판매를 금지하는 규제법규를 완화해 달라"는 건의서를 건설교통부와 국무총리실 규제개혁기획단에 제출했다. 이들은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온라인 사업상의 특장점을 고려하지 않은 구시대적 법규"라며 "중고차시장의 활성화와 소비자의 선택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중고차중개영업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매매사업조합 등 중고차단체들도 건교부에 건의서를 제출,온라인업체들의 주장에 맞대응하고 있다. 자동차매매조합측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거래되면 자동차매매단지에서 이뤄지는 성능 점검과 보증의무 등 품질을 보증할 수 없어 자칫 중고차유통의 신뢰를 떨어뜨릴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중고차판매권을 둘러싼 양측 공방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거래는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옥션(www.auction.co.kr),SK엔카(www.encar.com),보배드림(www.bobaedream.co.kr) 등 온라인업체들은 자동차전문 쇼핑몰을 꾸며놓고 실질적으로 중고차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옥션의 경우 올초 자동차전문쇼핑몰 오토샵(www.autoshop.co.kr)과 제휴,간접거래 형식을 빌려 영업 중이다. 옥션은 일정 등록수수료(대당 3500원)를 받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시켜 주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옥션 관계자는 "다양한 등록차량의 시세를 포함해 정보수집이 용이한 특성 때문에 중고차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션은 현재 월 평균 1만1000여건의 중고차 매물이 등록되고 있다. 옥션 사이트를 통한 판매자와 구매자 간 낙찰건수도 월 평균 77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거래가 늘자 다른 인터넷쇼핑몰도 중고차쇼핑몰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G마켓은 7월 초께 중고차쇼핑몰을 오픈할 예정이다. 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세계 어느 국가도 온라인을 통한 중고차거래를 금지한 곳은 없다"며 "온라인매매가 허용되면 품질보증장치 등이 마련돼 중고차거래가 활성화되고 결국 온·오프라인이 상호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