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모습 보이기 싫다. 면회 오지 마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지난 26일 면회 온 막내 아들 선용씨(30)에게 남겼다는 말이다. 일반면회인 탓에 시간도 길지 않았을 뿐 아니라 김씨는 찾아온 면회인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나갔다가 막내아들을 만나게 됐다고 대검 중수부 관계자가 28일 밝혔다.


김 회장은 구속수감 초기부터 "굳이 오겠다면 큰 아이(선엽씨·36)나 한번 오고 가족 면회는 일절 안 하겠다"며 선을 그었지만 진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조사가 없는 일요일을 이용해 틈틈이 가족 간의 애틋한 정을 소재로 한 소설 '가족'(저자 최인호)을 읽고 있었던 것.


그렇지만 부인 정희자씨(65)는 당분간 김 회장을 면회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 거동이 불편한 데다 남편의 구속 수감에 따른 충격으로 시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틈틈이 소설과 경제경영 관련 서적을 탐독 중인 김 회장은 자신을 영웅적으로 묘사한 소설 '잃어버린 영웅'(저자 안혜숙)을 읽고는 "내용이 실제와 많이 다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