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천·신·정 트리오'가 1년 만에 다시 뉴스메이커로 떠올랐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전 원내대표는 차기 법무부장관으로 유력한 상황이고 신기남 전 당의장은 최근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아 정치 전면에 복귀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으로 주가를 올렸다. 물론 세 사람은 이제 과거의 끈끈한 협력과 연대관계에서 탈피,여권 내 실세라는 위상에 걸맞게 상호 경쟁관계를 형성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법무부장관 후보 천정배 청와대가 천 전 원내대표를 유력한 법무부장관 후보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전 대표는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만났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인사 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천 전 대표는 사법개혁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변호사 출신의 3선의원으로 노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데다 '코드'도 맞는다는 점에서 여권 내에서는 장관후보 1순위로 떠오른 상태다. 탁월한 법률지식에다 김&장 변호사,민변 활동 등을 거치면서 쌓아온 전문성과 개혁마인드가 최대 강점이다. 본인 스스로도 법무부장관을 강력히 희망한다. 천 전 원내대표는 "아직 결정된 것도 통보받은 것도 없다"면서도 "여당 내에서 1순위라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본인의 기대와 결정은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기다려보겠다"고 거듭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여권 내에서는 지역안배 등 돌발변수만 없다면 그가 법무부장관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돌아온 신기남 신 전 의장은 정보위원장을 맡으면서 일단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부친의 친일 경력으로 당의장에서 낙마한 데 이어 올 3월 지도부 경선 예비선거에서 탈락,깊은 수렁에 빠진지 3개월여 만이다. 그는 그간 개혁파쪽으로 한발짝 더 다가서며 향후 개혁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복귀일성으로 '제2개혁'을 꺼냈다. 신 전 의장은 당의 정체성 위기를 지적한 뒤 "지금 필요한 것은 방법론적 개혁이 아니라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이냐 하는 내용적 개혁"이라며 "제2의 개혁에 나설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장관,천 전 대표와 다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주가 올린 정동영 정 장관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난데 이어 서울에서 장관급회담을 하면서 오랜만에 웃었다. 장관이 된 지 1년여 동안 북한 인사들과 접촉기회조차 갖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해온 터라 이번 6월은 그에게 잊지못할 시간이 될 것 같다. 특히 차기주자 여론조사에서 고건 전 총리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에 크게 밀리는 터에 일단 재도약의 발판은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