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피스빌딩에 외채 몰린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해외자본이 중국의 대형 오피스빌딩으로 몰리고 있다. 모건 스탠리,골드만삭스 등 해외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위안(元)화 평가절상 가능성과 높은 임대수익률을 겨냥,상하이와 베이징 등에서 1억달러를 넘는 고가 대형 오피스빌딩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 정부의 해외부동산매입 규제 완화로 한국 자산운용업체들도 중국 오피스빌딩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상하이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1억2000만달러를 투자,상하이 중심부 오피스빌딩인 상하이광창(上海廣場)을 매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상하이에서 진린(錦麟)빌딩과 세계무역빌딩을 각각 6000만달러와 2400만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이 밖에 골드만삭스는 상하이 바이텅(百騰)빌딩을 1억달러,싱가포르의 부동산투자펀드인 캐피털랜드는 베이징 중환스마오(中環世貿)빌딩을 2억2000만달러에 매입하는 등 올들어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중국 오피스빌딩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지창(基强)은 최근 발표한 시장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 말까지 외국투자펀드의 오피스빌딩 투자금액은 모두 약 13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올해 연간으로 최대 20억달러의 외국투자자금이 상하이 오피스빌딩 시장으로 밀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투자펀드가 중국 오피스빌딩을 사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비,중국 내 보유자산을 늘리려는 포석이다.
또 임대수입 측면에서도 중국 오피스빌딩은 유망 투자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지난 90년대 말 60%에 육박했던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사무실 수요가 크게 늘면서 현재 3% 수준으로 떨어져 임대료가 급등하는 추세다.
현재 상하이 고급 오피스빌딩의 임대료는 하루 ㎡당 약 0.9달러 수준으로 지난 2~3년간 2배 이상 올랐다.
홍콩의 부동산컨설팅업체인 DTZ의 린이중(林義中) 부사장은 "상하이 오피스빌딩의 투자대비 임대수익률은 약 8%로 국제 평균 수준(4~6%)을 웃돌고 있다"며 "가격상승분까지 포함하면 실제 투자수익률은 2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오는 외국 투자펀드는 위안화 평가절상보다 이 같은 투자수익률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자산운용업체들도 상하이 베이징 등의 대형건물 매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가 해외부동산투자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한 후 일부 업체들은 상하이로 시장 조사단을 파견,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에 진출한 법무법인 대륙의 최원탁 변호사는 "최근 오피스빌딩 등 상하이의 대형 건물 매입에 관한 국내 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5000만달러 규모의 빌딩 매입 협상이 3~4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