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20일 오후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는 '정중동'(靜中動)의 분위기에서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막판까지도 의제에 대한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열리는 회담인지라 이날 오전까지도 사전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지만, 청와대는 통상 일정들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회담채비를 하고 있다. 노 대통령도 이날 오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매주 월요일 오전에 개최되는 정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보완 방향 점검에 착수한 부동산정책 등 정책 현안들을 직접 챙겼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 "정상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지켜봐야 하는 만큼 예단을 해선 안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노 대통령은 최근 한일관계의 각 현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담결과를 부정적으로 관측하는 언론보도에 대해 "그렇게 보는 것도 분위기상 무리는 아닐 것"이라며 "그러나 정상회담은 변수가 있으니까 회담결과를 어떻게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공동기자회견의 경우 통상적으로 사전에 발표문을 마련해놓고 양 정상이 '낭독'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이와 달리 '기자회견 시나리오'가 없다는 점에서 회담 결과가 유동적이다. 더구나 노 대통령이나 고이즈미 총리 모두 개성이 강한 스타일이라, 양 정상이 회담후 어떤 표현으로, 어떤 내용으로 회담결과 설명을 할 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물론 대략의 언론설명 대비 문안은 만들어놓았지만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회담의 성패(成敗) 여부는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 양 정상의 구상과 의지에 달렸다는 얘기이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정상회담을 두어시간 앞두고 비행기편으로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숙소에서 휴식을 잠깐 취한 뒤 청와대로 향할 예정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1박을 포함해 20여시간 가량의 서울 체류기간에 청와대 정상회담 관련 일정외에 별도의 일정은 갖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기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