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후에도 동심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키덜트(kidult:아이를 의미하는 '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adult'의 합성어)패션이 뜨고 있다. '톰과 제리''스머프''미키마우스''가필드' 등 20여년 전 유행했던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가 올 들어 백화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경우 올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톰과 제리' 캐릭터를 사용한 캐주얼 브랜드 UGIZ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늘었다. '스머프' 캐릭터를 도입한 마루,'심슨 가족'의 캐릭터를 사용한 스멕스 등 만화주인공을 주 디자인으로 내세운 브랜드들도 20~40%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영캐주얼 노희주 바이어는 "올 상반기 캐주얼 의류 판매는 만화 주인공들이 전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나이에 상관없이 젊고 편하게 입으려는 경향 때문에 10~20대보다 30~40대 고객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만화 캐릭터 티셔츠가 전체 티셔츠 판매량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다. 롯데 본점 영플라자 ASK 매장의 경우 장당 1만5000~3만원 선인 만화 캐릭터 티셔츠로 월 평균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장당 가격을 감안하면 빅히트인 셈이다. 신세계에서도 만화 캐릭터 티셔츠가 하루 평균 3000만~4000만원어치 팔리고 있다. 만화 캐릭터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해줘 캐주얼 의류 주 타깃인 10~20대는 물론 30~40대 고객과 가족,연인들에게도 인기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또 주 5일 근무가 확산되면서 주말에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도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캐릭터는 윌리엄 해너 제작의 톰과 제리(Tom and Jerry),피에르 클리포드 원작의 스머프(The Smurfs),제임스 브룩스 제작의 심슨 가족(The Simpsons) 등으로 1980년대 국내에서도 방영돼 높은 시청률을 보인 것들이다. 1978년 신문 만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전세계 1억명 이상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가필드(Garfield)는 영화로 제작돼 지난해 8월 국내에 상영되기도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