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방침을 내비치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대부분 "좋은 조짐"이라며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하는 분위기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보고받고 "김 위원장이 긴 시간 성의 있게 대화한 것은 의미가 크고 좋은 징조"라며 "이번에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호의를 가지고 노력하며 잘 풀어나가려 하는 데,이번 기회를 잘 살려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사소한 말 실수나 일관성 없는 태도대신 후속조치를 잘 취해서 좋은 결실로 이어가길 바란다. 격의 없는 대화로 상호신뢰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이 이날 오후 노 대통령에게 면담 결과를 보고하기 전까지 청와대는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대언론 설명의 창구를 정 장관으로 통일하는 등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도 정 장관-김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노 대통령이 중간 중간 보고를 받았으나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대통령 보고 때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이종석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차장 등이 배석했다. 노 대통령은 NSC 라인을 통해 정 장관의 김 위원장 면담과 오찬 등을 곧바로 보고받았다. 정 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했다. 정 장관이 전한 노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는 △6자회담에 조기 복귀 △김 위원장의 답방 등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것이었다. 6자회담 복귀 문제는 최근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회담 결과와 맞물린 것이다. 메시지 속에는 "(북한이)6자회담의 틀 안에서 필요한 것을 요구하지 않으면 향후 미국의 제재논리를 더이상 막기 어려우며,6자회담만 가동되면 한국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강구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난 뒤 바로 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은 간접적으로 정상회동을 한 만큼이나 다가선 것 아니냐"며 "6자회담이 성사되면 북핵 문제는 일단락된다"며 안도감을 표시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