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경 현 KT 사장이 차기사장 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배경에는 사내외의 '압박'과 `돌발 악재'가 전방위로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경영실적 부진과 위기대응 능력 부재 등이 지적돼 왔으며 외부에선 KTF 사장과 KT 사장을 두루 거친 만큼 그룹내 새 인물에게 '자리'를 내줘야한다는 '용퇴론'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이날 오전 이사회측과 측근에 자신의 공모신청 철회사실을 공식 통보했다. 이 사장은 지난 13일 마감한 공개모집에 지원했으나 남중수 KTF 사장이 15일 오후 공모마감후 외부 헤드헌팅 업체가 제안한 후보출마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힌 직후인 16일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이는 KT 그룹내 후보를 단일화해 후보 심사 과정이 '집안 싸움'으로 비춰질 우려를 줄이기 위한 의도로도 관측되고 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선 이 사장이 KTF 사장과 KT 사장에 잇달아 오른 만큼 민영화 2기 사장은 그룹내 새로운 인물에게 '통신 공룡'의 수장 자리를 내주고 경영혁신과 체질개선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용퇴론'도 제기돼 왔다. 이 사장은 민영화 초대 수장으로 민영체제 안착에는 비교적 성공했지만 취임 이후 경영실적이 제자리에 머무는 등 상반된 평가를 받아왔다. KT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은 2002년 11조7천억원, 2003년 11조6천억원, 2004년 11조9천억원, 영업이익은 1조8천억원, 2조2천억원, 2조1천억원으로 거의 '제자리' 걸음이었다. 특히 KT 이사회는 지난해3월 이 사장이 취임당시 약속했던 재임기간 매출목표를 14조7천억원에서 12조4천억원로 하향조정했다. KT 주가도 2002년8월 이 사장 부임당시 5만2천500원선, 2003년8월 4만3천500원선, 2004년8월 3만5천950원선으로 떨어졌으며 16일 현재 4만1천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올 3월께 수도권과 부산 등에서 사상 초유의 전화불통 사태를 일으켰으며 5월에는 하나로텔레콤과의 통화료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상 최대규모인 1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 사장이 차기사장 선임 시기에 맞물려 '사상 최고'라는 수식어를 단 악재가 '우연찮게' 겹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기자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