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앨범 10만장 팔려나가 국내 음반시장은 이미 장기불황에 들어섰다. 그 중 팝음반 시장은 '심각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빌보드차트 1-2위를 다투는 뮤지션들도 고전하는 국내 팝음반 시장에서 꾸준히 선전하는 뮤지션이 있다. 바로 스위트박스. 스위트박스에 대해서는 알려진 부분이 거의 없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처럼 일거수 일투족이 소개되는 가수도 아니고 음악성으로 신문 지면을 커다랗게 장식하는 뮤지션도 아니다. 그런데 국내팬들만이 유독 이들에 열광하고 있다. 스위트박스는 1995년 독일의 프로듀서 '지오(GEO)'가 작곡과 프로듀싱을, 티나 해리스가 노래를 맡은 프로젝트 팀으로 시작해 1998년 1집을 발표했다. 이후 2집부터는 미국 출신 여성 보컬 제이드를 영입해 활동을 계속했다. 지난해 이들의 'Life is Cool'과 'Don't Push Me'가 클럽을 통해 알려지면서 소리소문없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벨소리와 컬러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Don't Push Me'와 'Everything's gonna be alright'가 차례로 광고에 삽입되면서 호응은 계속됐다. 이는 앨범판매량으로 이어졌다. 이들이 지난 1년동안 국내에서 거둬들인 수확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7월 국내에서 동시에 발매한 3집 '제이드'와 4집 '아다지오'는 각각 2만7천장과 3만장이 팔려나갔다. 지난 4월 나온 베스트앨범은 2개월만에 3만장을 팔아치웠다. 1년 동안 모두 10만장에 가까운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 것.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베스트앨범이 7만장 팔린 것과 비교해도 놀라운 판매량이다. 팝앨범 차트에서도 단연 1위였다. '뮤직박스' 차트에 따르면 '아다지오'는 지난해 8월부터 13주 동안 팝부문 차트 1위를 지켰다. 베스트앨범은 발매 다음주에 1위로 올랐다. 한터차트 팝부문에서도 5월부터 누구에게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컬러링과 벨소리, 홈페이지 베경음악에서도 스위트박스의 곡은 대부분 순위권에 올라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배경음악 팝차트 60위 안에 12곡을 올려놓았다. 지난해 7월부터 'Life is Cool'과 'Don't Push Me'는 번갈아가며 컬러링과 벨소리 팝부문 다운로드 1위를 지키고 있다. 음반 발매사인 소니비엠지(SONYBMG)는 희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니비엠지 소속 아티스트가 아닌데도 대단한 실적을 올려주고 있기 때문. 소니비엠지는 "국내 팝앨범 판매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데 오프라인 소매점에서도 이들의 앨범만은 계속 찾고 있다"며 "특별한 홍보를 한 것도 아닌데 계속 나가고 있는 '신기한 앨범'"이라고 밝혔다. 인기의 비결은 고전음악을 샘플링으로 사용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곡이라는 점. 캐논 변주곡을 이용한 'Life is Cool',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사용한 'Don't Push Me', G선상의 아리아를 차용한 'Everything's…' 등 대부분 익숙한 샘플링을 사용했고 그 위에 경쾌한 멜로디를 얹었다. 외국에서는 이미 5집이 나온 상태. 국내에서는 오는 11월께 5집 발매를 고려하고 있다. 베스트앨범으로 이어지며 식을 줄 모르는 스위트박스 열기가 올해를 넘길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인용 기자 dji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