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다시 1000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상승장은 장을 꾸준히 이끄는 주도주가 없는 게 특징이다. 국제 원자재값 급락으로 일찌감치 주도주 자리에서 내려온 소재주의 뒤를 정보기술(IT)주가 잇는가 싶더니 이도 금방 시들해지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유심히 보면 중요한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음식료 제약 건설 등 중소형 내수 우량주들이 업종 구분 없이 재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소형주는 대형주들이 쉬어 가는 틈새를 메우는 역할에 그쳤지만,이제 장기간의 소외를 벗어나 본격적인 재평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소형 내수가치주'의 재발견 13일 거래소시장에서는 소형주가 0.66% 오르며 12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형주의 6월 상승률은 5.06%로 대형주(2.01%)의 2.5배를 웃돈다. 중형주의 이달 상승률도 3.21%로 대형주보다 50% 이상 높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에 근접하면서 쏟아지고 있는 신고가 종목도 대부분 음식료 제약 건설 업종 중심의 중소형 내수주들이다. 이날도 신고가 리스트는 오뚜기 빙그레 대상(우) 중외제약 보령제약 동부건설 코오롱건설(우) 한신공영(우) 신성건설(우) 등 중소형 내수 우량주로 채워졌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펀드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돈이 증시에 들어오면서 그간 실적 변동이 크다는 이유 때문에 홀대받던 중소형 우량주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며 "중소형주 열풍이 코스닥을 거쳐 거래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급 개선으로 재평가 지속 전망 중소형 가치주의 재평가는 작년 4분기부터 외국인과 기관이 저평가 종목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10월 이후 대형주를 3조5000억원어치나 팔았지만 중소형주는 오히려 62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대형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88%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형주 선호 현상은 뚜렷해진다. 적립식 펀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기관들도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저평가 우량 중소형주 발굴에 나서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12월 결산 중소형 제조업체 중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 저평가 종목은 79%에 달한다"며 "자산가치 대비 극심한 저평가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에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 가치주에 대한 선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