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성장 5대 엔진은? '고성장 엔진을 가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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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이후 인텔의 성장 속도와 물가 상승 속도 중 어느 것이 빨랐을까? 놀랍지만 물가다. 지난 5년 동안 기업인수 비용 1000억달러를 투자한 AT&T의 최고경영자 마이클 암스트롱은 과연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까? 아니다. 약간의 수익을 얻는 데 그쳤다. 97년부터 2002년까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된 30개 기업의 연간 세후순익률도 0.5%에 불과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신간 '고성장 엔진을 가동하라'(마이클 트레이시 지음,한스미디어)에 그 해답이 담겨 있다. 저자는 MIT 경영대학원 교수에서 미국 최고의 경영컨설턴트로 변신해 화제를 모은 인물. 그는 많은 기업이 성장마비 증세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경영자들이 예산을 맞추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문제,새로운 공정 개선 등의 목표를 달성하는 기술은 갖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성장을 관리할 도구,즉 고성장에 필요한 원칙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병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30여개 기업의 성장 패턴을 분석한 그는 '꾸준히 성장한 기업들은 일부 전선이 무너지더라도 계속해서 전진할 수 있는 다차원적 전략들을 스스로 보호한다'고 말한다. 위험을 분산시킬 줄 알며 과도한 욕심을 자제하고 전략 균형을 맞추면서 뛰어난 가치를 제안하고 성장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성장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품에서 솔루션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1995년 이후 연평균 매출 14%,당기순익 18.6% 증가율을 기록한 존슨 컨트롤스의 예가 대표적이다. 정형외과 제품 시장의 혁신을 이끌며 15년간 연평균 순익증가율 27%를 달성한 바이오멧,출렁이는 컴퓨터 시장에서 경쟁사와 달리 두자릿수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이 같은 성공 사례들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기업의 초고속 성장을 이끄는 5가지 추진력'을 제안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기존 고객 유지 전략=고객의 가치 기준을 만들고 뛰어난 가치에 대해 고객이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라.
○경쟁사 인수 등 시장점유율 높이기=경쟁사의 고객을 흡수하고 최저 비용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라.
○성장시장 선점하기=경쟁사보다 먼저 새롭게 뜰 만한 분야를 잡고 잠재력 있는 장소에 포지셔닝하라.
○인접 시장에서 성공하기=존슨&존슨이 매출 2280만달러 규모의 혈당측정기 회사 라이프스캔을 인수해 연간 35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처럼 될성부른 연관 시장을 적극 노려라.
○고수익 신규사업 투자=꾸준히 성장하면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을 찾아 과감하게 투자하라.
이처럼 신중하게 최고의 성장전략을 선택하고 경영목표에 맞는지 점검하면서 진출 시장과 실무적 제약에 대한 검토를 통해 위험을 관리한다면 반드시 두자릿수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에 눈밝은 CEO와 팀장급 간부들,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는 비즈니스 맨이라면 꼭 읽어야 할 고성장 관련 바이블이다. 308쪽,1만5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