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현재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파산보호 신청을 고려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CNN머니는 GM이 현재 500억달러가 넘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파산으로 내몰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파산보호 신청을 경영난을 타개하는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릭 왜고너 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 정기주총에서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이 시장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여론은 GM의 경영난이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차라리 파산보호를 신청해라" GM이 파산보호 신청으로 가는 것이 낫다는 주장의 근거는 우선 비용부담이 엄청난 전·현직 근로자들의 건강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GM이 연간 56억달러에 달하는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해 미국자동차노조연맹(UAW)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만큼 차라리 법원이 이 문제를 대신 풀어주도록 파산보호를 신청하라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문이다. 메릴랜드대 피터 모리치 교수는 "신용평가기관들과 주식시장이 GM이 가까운 미래에 파산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파산보호 신청은 진지하게 검토할 만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CNN머니는 GM이 현금과 유동화할 수 있는 채권을 합쳐 총 526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지만,현재 시가총액은 190억달러로 36% 수준에 불과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왜고너 회장은 "파산보호 신청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다만 그는 "UAW와 함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게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방안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GM 자구책 '실효성 없다' 왜고너 회장은 지난 7일 2만5000명의 직원을 줄이고 생산성이 낮은 공장을 폐쇄하는 것을 뼈대로 한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으나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GM의 자구계획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속임수(eyewash)에 불과할 수 있다고 혹평했다. 당장 감원계획만 해도 정년퇴직과 자발적 퇴사 등을 포함하고 있어 GM이 매년 5% 정도의 자연적인 인력감소를 보여온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니라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여기에 임금상승분을 고려하면 이번 자구계획의 비용절감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