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디자인(Good Design)'이 '굿 비즈니스(Good Business)'를 부른다.


소비재 완제품을 생산하든 혹은 부품을 만들든 상관없이 세계적인 기업들은 디자인경영을 주요 경영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디자인은 구매를 결정짓는 핵심 조건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좋은 디자인'이 단지 보기 좋고 화려한 외형만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좋은 디자인은 곧 기본적인 제품의 기능과 품질,사용 편리성,소재의 안전성 등이 모두 고려된 개념이다.


'굿 디자인' 마크는 일반 소비자들 및 거래를 원하는 기업들에 여타의 다른 품질관리 인증들과 마찬가지로 '이 제품으로 비즈니스를 해도 좋다'는 확약을 해주는 셈이다.


즉,제조업체에게 '굿 디자인'은 '굿 비즈니스'로 가는 관문이 된다.


◆2005년 상반기 '우수산업디자인(GD) 상품'


GD상품을 선정한 지 올해로 21년째다.


산업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올 상반기에도 341개사가 출품한 667개 제품들 중 최종 173개사 295개 제품에 대해 GD마크를 인증해 줬다.


GD마크 심사위원장인 박영순 연세대 생활디자인학과 교수는 "점차 중소기업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있고 상품 디자인 수준도 향상되는 등 전반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해 1999년 419점(206개사)에 그쳤던 GD마크 출품 상품수는 2000년 685점(292개사),2001년 750점(353개사),2002년 861점(409개사),2003년 908점(423개사),지난해에는 총 1346점(738개사)으로 늘었다.


신청 제품 가운데 GD마크를 받는 비율인 선정률도 2001년 33.2%에서 2003년 42.1%,지난해에는 55.2%로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선정률은 44%다.


◆선정제품 분석,'굿 디자인 넘어서 엑설런트(excellent) 디자인으로'


올 상반기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졌다.


삼성전자(MP3플레이어 제조사 블루텍 포함)와 LG전자는 TV,휴대폰,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 부문에서 각각 31개와 27개 제품이 GD상품으로 선정됐다.


CJ(8점),더페이스샵(5점),LG생활건강(5점) 등도 여러 제품이 마크를 인증받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해외에서 미국 IDEA,일본의 GD어워즈,독일의 레드닷과 IF디자인상 등 유명 디자인상을 수상한 국내 상품 20점이 이번 GD마크 심사에 참여한 것이다.


이들 제품은 이미 세계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은 '뛰어난(excellent)' 디자인 제품들이다.


뿐만 아니라 3점의 해외상품도 출품돼 명실공히 국내 GD선정제도가 공신력 있는 디자인 인증제도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개발사업본부의 최기열 GD운영파트 과장은 "제품에 대한 지역별 국가별 성향이 다르고 IT제품이나 가전의 경우 국내 디자인 수준이 워낙 높다보니 해외에서 디자인상을 받았더라도 국내에서 GD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도 '굿 디자인'에 적극 나서


중소기업들도 최근 몇 년 사이 GD상품 선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국OA 태신포커스 SWC 로만손 에넥스 한라씨녹스 시그마컴 한샘 등 이들 중소기업은 전문기업의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독창적이고 우수한 디자인을 실현해내고 있다.


사무용 가구 전문업체인 한국OA는 독창성과 실용성,친환경성이 결합된 도서관용 가구와 임원용 사무가구로 단순하면서도 현대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내 GD마크를 받았다.


가구·인테리어업체 한샘은 침실세트와 부엌가구 등 5개 제품으로,에넥스는 주방가구와 붙박이장 등으로 각각 다수 제품에 대해 GD마크를 받았다.


태신포커스는 기존 U자형 형광램프가 갖고 있는 측면 방사한계를 극복한 회오리형 기능 램프로 GD상품에 선정됐다.


로만손은 기능성과 수명을 극대화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살린 남녀용 패션 손목시계로,SWC는 세계적인 자동차경주 그랑프리인 'F1'을 주제로 한 스포츠 패션시계를 제작해 각각 영예를 안았다.


한라씨녹스는 디자인이 불필요할 것처럼 여겨지는 건설장비 분야에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의 전기지게차는 자동차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유선형 설계가 접목된 것으로 그동안 '깍두기'처럼 만들어지던 후미부분도 새의 날개를 연상시키듯 날렵하게 제작됐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