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33)는 최근 출근길에 숙취해소 음료를 사기 위해 서울 신촌에 있는 약국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5000원에 구입했던 '여명 808'(119㎖)을 2500원에 산 것. 혹 유사상품이 아닐까 하는 의심에 몇 번이나 상표명과 디자인을 살폈지만 ㈜그래미의 약국용 제품이 확실했다. 광동제약의 '비타 500',CJ의 '컨디션',그래미의 '여명808' 등 국내 대표적 기능성 및 숙취해소 음료를 약국에 가면 가장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약국들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반인이 가장 많이 찾는 드링크류를 대폭 할인,슈퍼 편의점 할인점보다 10~50%까지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약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2500원짜리 컨디션(75㎖)은 1500∼2000원,500원짜리 비타500(100㎖)은 280∼400원으로 슈퍼,편의점보다 싸다. 용량은 일반적으로 할인점용이 약국용보다 다소 크다. 하지만 컨디션처럼 약국과 편의점 모두 75㎖로 똑같은 용량제품의 판매가격이 1000원 차이나기도 한다. 약국들이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드링크제를 판매하는 이유는 계산된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드링크제를 '미끼상품'(loss leader)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은 드링크제를 싸게 팔면 더 많은 고객들이 몰리게 되고 결국 전체 매출이 높아진다. 그래미 관계자는 "편의점용과 약국용은 용량이 140㎖와 119㎖로 권장소비자가격은 각각 5000원과 4000원"이라며 "용량이 약간 차이가 나지만 이처럼 낮게 파는 것은 약국의 마케팅 전략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약국을 찾는 고객들은 드링크제 외에 비타민제나 강장제를 함께 찾는 사례가 많다. 서울 신촌의 A약국 P약사는 "약국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 드링크제를 저가에 공급하는 유인상품 전략을 활용하는 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국을 찾는 고객은 드링크제 외에 비타민제 등을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아 여기서 손익을 충분히 맞출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