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들이 무턱대고 '공장 하나 지어주십시오'라고 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 공장 짓는 게 무슨 자선사업인 줄 아는가." 재계의 '미스터 쓴소리'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오랜만에 정부에 쓴소리를 뱉어냈다. 중국 서부 내륙지역 투자환경을 둘러보기 위해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 중인 박 회장은 31일 간쑤성 란저우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빠르게 개편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중국처럼 제조업 투자 유치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지자체장들도 무턱대고 공장 유치만 고집하기보다는 호텔도 짓고 골프장도 만들면서 교육 의료 레저 등 서비스부문에 대한 투자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통적인 제조업체들도 스스로 GE나 IBM처럼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또 "토지 이용 규제를 비롯한 온갖 규제는 그대로 둔 채 아무리 투자 유치에 매달려도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특히 땅에 대한 규제를 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토지 이용을 규제하고 수도권을 꽁꽁 묶어 둔 채 기업이 해외로 빠져 나가지 않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육 의료 분야를 비롯한 모든 부문에서 기득권을 보호하기보다는 역대 정권이 한 번도 시도하지 못한 과감한 규제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5%에 못 미치더라도 부작용이 우려되는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산업 구조조정을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경상수지가 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한 달 적자를 갖고 너무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원화 절상으로 고통받는 중소기업의 경우 구조 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김상하 삼양사 회장,손경식 CJ 회장,구본준 LG필립스 부회장을 비롯한 41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지난달 28일부터 6월5일까지 칭하이성과 간쑤성,신장웨이우얼자치구 정부와 산업현장을 방문 중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