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할 때마다 상황이 무작위로 설정돼 항상 새로운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게 헬게이트의 매력이다."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E3에서 처음 공개돼 주목을 받은 '헬게이트:런던'을 개발한 빌 로퍼(Bill Roper) 플래그십 스튜디오 대표는 게임의 특징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헬게이트는 접속할 때마다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며 "특히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특징과 FPS(일인칭슈팅게임)의 장점이 결합돼 미주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헬게이트:런던'은 악마가 침공한 뒤 폐허가 된 2030년의 런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게이머들은 폐허가 된 희뿌연 도시와 고대 건축물,벙커 등을 탐험하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그는 "인스턴트 방식을 도입해 게이머들이 각자 다른 상황을 접하게 만들었다"며 "그러면서도 참가자들 간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공동 대응해야 할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함께 게임을 즐긴다는 동질감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금방 질리는 게임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헬게이트는 오래 해도 질리지 않도록 풍성한 스토리와 다양한 상황을 만드는 데 애썼다고 강조했다. 빌 로퍼는 "헬게이트에서는 좁은 공간에 많은 게이머가 몰리는 일도 없고 소수의 몬스터를 잡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며 "1인칭 3인칭 등 시점도 다양하게 해 즐거움의 요소도 극대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빌 로퍼는 1996년 블리자드에 합류,블리자드 노스의 부사장 및 블리자드 개발팀의 최고 책임자를 역임했다. 그는 '워크래프트2'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등 블리자드 최고 성공작들의 제작에 참여하거나 총책임을 맡았던,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개발자 중 한명이다. 2003년 블리자드에서 독립해 플래그십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그는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해 "2000년에 처음 한국게임을 접했을 때 마치 곧 유명해질 프로 신인선수를 만난 기분이었다"며 "한국 게임업체들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열정적인 게이머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 회사들"이라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