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투혼'을 앞세워 아테네올림픽에서 감동의 은메달을 따낸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이 세대교체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은 2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5 경남아너스빌 국제여자핸드볼대회 개막전에서 후반 들어 송해림(20.대구시청), 유현지(21), 이미영(21.이상 삼척시청), 이민희(25.부산시시설관리공단)를 한꺼번에 투입하며 신예들을 테스트했다. 그동안 벤치멤버에 그쳤던 문필희(23.효명건설)와 김차연(24.대구시청)이 이날 스타팅멤버로 맹활약한 것까지 감안한다면 모두 6명의 신진 선수들이 시험무대를 거친 셈. 상대는 아테네올림픽 동메달에 빛나는 만만찮은 팀 우크라이나였지만 이들은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 합격점을 받았다. 임영철 대표팀 감독은 "후반 30분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부족하지만 2~3명 정도만 더 보강한다면 신구조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대체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핸드볼큰잔치 득점왕 송해림은 임오경, 오성옥(이상 히로시마), 허영숙(부산시시설관리공단) 등 노장들의 전유물이었던 센터백 포지션을 맡아 본업인 게임 운영은 물론 5골을 보태며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레프트윙 이미영도 고비 때마다 속공과 사이드슛을 성공시키며 장소희(대구시청)의 부담을 덜어줬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사실은 문필희가 차세대 에이스다운 위용을 보여줬다는 것. 이날 한국에서 유일하게 풀타임을 소화한 문필희는 8골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선배인 주포 이상은(효명건설)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줬다. 아테네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교체멤버로만 기용됐던 문필희는 이날 득점뿐 아니라 위기 때마다 가로채기와 송곳같은 도움 패스로 팀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문필희는 "이상은 선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 발짝 더 뛰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했다. 지금 이 상태라면 우승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3년 남겨둔 시점에서 세대교체는 한국만의 화두는 아니었다.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하는 덴마크는 이번 대회에 아테네올림픽 멤버를 5명만 포함시켰고, 동메달 팀 우크라이나도 올림픽 멤버를 3명만 재소집해 신진 선수들의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