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이 희생을 감내해 사회적 협약체결이 가능했다." 빔 콕 네덜란드 전 총리가 26일 비정규직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한국 노동시장에 대해 '훈수'했다. 네덜란드 노동조합총연맹(NVV) 의장으로 있던 1982년 '바세나르 협약'이라는 노.사.정 대타협을 주도,'네덜란드의 기적'을 일궈낸 빔 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된 한국노동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당시 두 차례 석유위기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청년실업이 20% 이상으로 치솟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면서 "일부 정규직 근로자의 거부 반응도 있었지만 노조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임금 동결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1983~96년 기간중 창출된 일자리의 80%가 파트타임일 정도로 비정규직이 급증했지만 이들에 대한 최저임금보장 등으로 사회통합이 가능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빔 콕 전 총리는 또 "사회적 대화는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대화틀을 마련하고 전통과 경험을 쌓아가야 한다"면서 "사회적 대화에 대한 관심만이 아니라 장벽들을 제거하는 등 시간을 갖고 제반 여건을 갖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부들을 차례로 만나 노사 대타협을 통해 고임금과 저성장이라는 '네덜란드 병'을 극복한 경험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