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미국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면서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가 고전하는 반면 미국 2위 할인점 타깃(Target)은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시카고트리뷴이 23일 보도했다.


월마트의 올 1분기 매출은 타깃의 6배인 2852억달러에 달했지만 월가의 예상치에는 못미쳐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타깃은 1분기 매출 성장률이 14.6%로 월가 전망치를 훨씬 웃돌아 주목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두 회사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업체 리테일포워드에 따르면 월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31%는 연소득이 2만5000달러 이하인 반면 타깃 고객의 21%는 연소득이 5만~7만4999달러로 상대적으로 부유하다. 타깃 고객 중에는 연간 10만달러 이상인 고소득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고객 구성의 차이탓에 월마트는 고유가가 몰고온 매출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수입이 적은 소비자들이 휴지 기저귀 등 생활필수품 외에 다른 상품들에 대해선 구매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타깃은 월마트의 저가 판매전략이 아닌 '값 싸고 세련되게'라는 전략을 통해 고객을 파고들었다. 애완동물용 상품,새롭게 디자인한 약병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애완동물 관련 상품은 타깃의 전체 매출 확대에 일등공신이 됐다.


시카고트리뷴은 또 타깃은 젊은 고객층의 비중이 높아 고유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25~44세 연령대의 소비자 비중은 타깃이 50%,월마트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타깃이 많은 사람들 틈에서 이리저리 밀리며 쇼핑해야 하는 월마트와 달리 매장 분위기를 한층 고급스럽게 꾸민 것도 큰 역할을 했다.


타깃은 올 가을 사상 최대 규모의 가정용품으로 구성된 고급 브랜드 '빈티지 모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월마트와 차별화된 타깃의 '값 싸고 세련되게'란 판매전략이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