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비록 새끼라고 해도 하룻강아지처럼 짖지 않는다.


때를 기다리면서 으르렁거릴 뿐이다."


고 장상태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임직원에게 강조하던 경영철학이었다.


가벼이 움직이지 않되 기회가 오면 적시에 승부수를 띄운다는 것.


창업 반세기를 넘긴 동국제강의 3세 경영인 장세주 회장(사진)이 바로 그 타이밍을 포착한 듯하다.


새 사옥 건설에서부터 신사업 발굴에 이르기까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룹의 슬로건도 '변화와 성장'이다.


동국제강은 24일 매우 의미 있는 투자의향서(MOU)를 체결했다.


브라질 철광석 업체인 CVRD 등과 브라질 북동부 시에라주에 연산 150만t의 슬래브 공장을 건설키로 하는 내용이다.


모두 7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이 공장은 올 하반기에 착공,2007년 완공된다.


총 투자금액 가운데 5억달러는 브라질개발은행 등의 금융회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지원키로 했다.


10%의 지분을 확보한 동국제강은 이 공장을 공동 경영하면서 이 곳에서 생산되는 슬래브 가운데 50% 이상을 국내로 들여오기로 했다.


오랜 숙원이던 슬래브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연간 슬래브 소요량 270만∼280만t 가운데 260만∼270만t을 일본 호주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온 동국제강이 슬래브를 들여오는 시점은 2007년부터.시장 가격보다 낮고 품질도 우수한 슬래브인 만큼 고급 원자재 확보 부담이 훨씬 줄어들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충남 당진의 유휴 부지 10만평을 적극 활용해 새 공장을 짓는다는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다.


공장 규모,생산 제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오는 10월께 완성된다.


또 기존 철강 및 물류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업체를 인수,신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옛 초등학교를 활용하고 있는 사옥 역시 새로 짓기로 했다.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은 지난해 숙원이던 증자에 성공하면서 중국 진출 등 표면처리강판 전문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