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0:32
수정2006.04.03 00:35
안시현(21)이 어이없는 규칙위반으로 벌타를 받고 파3홀에서 7타(쿼드루플 보기)를 치는 망신을 당했다.
이날 3번홀(166야드)에서 안시현이 친 티샷이 그린너머 러프에 떨어진 뒤 카트도로를 타고 굴러 OB말뚝 바로 앞에 멈췄다. 볼은 '다행히' OB는 아니었다.
그런데 스탠스를 취한 뒤 연습스윙을 두 세차례 해본 안시현은 OB말뚝이 스윙하는데 방해가 되자 말뚝을 뽑아버렸다.
곁에 있던 경기위원이 "OB말뚝을 뽑았으니 2벌타에 해당된다"고 말하자 안시현은 당황한 나머지 다시 OB말뚝을 제자리에 꽂은 뒤 "치지도 않았는데 벌타를 받아야 하느냐"며 이의를 제기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를 지내고 지난해 미국LPGA투어 신인왕까지 지낸 선수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경기위원은 "플레이어가 플레이선상의 OB경계말뚝을 제거한 시점에 규칙(13조2항,재정 13-2/25)을 위반한 것이 된다"며 2벌타를 부과했다.
안시현은 OB말뚝을 꽂은 상태에서 어렵사리 네번째 샷을 했고 볼은 벙커에 떨어졌다. 다섯번째 샷을 홀 1m지점에 붙였으나 그 퍼트마저 실패해 7타(2벌타 포함)만에 홀아웃했다.
안시현의 무리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미국에서 함께 온 한국인 코치,부모와 함께 여자프로골프협회에 재차 거세게 항의했다,
"벌타조항이 어디에 나와있느냐" "말뚝을 다시 꽂고 치는 바람에 말뚝이 방해가 돼 더블보기를 했다""규칙 재정에 말뚝을 다시 꽂으면 괜찮다고 나와 있다"는 것이 주요내용. 하지만 모두 규칙해석을 잘못한 항의였다. 안시현측은 규칙을 몰라서 망신을 당하고,세련되지 못한 항의로 또 한번 수모를 당한 셈이다.
한편 같은 말뚝이라도 OB를 표시하는 말뚝은 고정물(코스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움직이거나 제거해서는 안된다. 반면 워터해저드나 거리를 표시하는 말뚝은 인공 장애물이기 때문에 스윙을 하는데 방해가 되면 뽑고 쳐도 상관없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