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구하기 힘들어요" ‥ 기관 매집경쟁·발행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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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 7~8%짜리 회사채는 구경하기조차 힘들어요.
고금리 채권을 사려면 MMF(머니마켓펀드)에 미리 돈을 넣어두고 한참 전에 예약해도 될까말까 합니다."(동부증권 관계자)
고금리 회사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연 7% 이상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회사채는 시중에 판매되기도 전에 '입도선매'식으로 예약이 끝나는 데다 그나마 지금은 공급 자체가 거의 끊겼다.
이보다 금리가 낮은 연 6% 안팎의 회사채가 간혹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새마을금고나 지역농협 등이 싹쓸이하는 바람에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동양종금증권이 지난달 내놓은 부동산 유동화증권(ABS) '스키돔유동화1-1' 채권이 단적인 예다.
당시 판매 물량이 550억원어치에 달했지만 판매 개시 20초 만에 완전 매진됐다.
만기가 1년11개월에 불과한 데다 연 7.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점이 메리트로 부각되면서 새마을금고 등 법인 고객들이 대거 예약주문,개인 고객들은 아예 손도 못대 봤다.
이 증권사가 최근 판매한 금호산업 회사채 200억원어치도 금리가 연 6%도 안됐지만 역시 법인 고객들이 몰리면서 순식간에 다 팔렸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금리가 높고 비교적 안전한 BBB급 채권이 시중에 나오면 한번에 40억원 이상씩 사가는 개인 투자자도 있다"며 "하지만 물량이 워낙 적어 물건을 대기가 힘들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감하면서 일부에선 품귀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들의 일반 회사채 발행금액은 지난달 2조979억원으로 전월 대비 27.7% 감소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뚜렷한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사려는 사람은 많고 발행 물량은 줄어들면서 기업들은 조달 금리가 하락,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실제 신용등급이 'BBB-'인 금호산업은 작년 10월만 해도 연 6.9%에 회사채를 발행해야 했지만 올해는 발행금리가 5.9%로 낮아진 상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기업들의 발행 수요가 감소한 반면 증권사들의 인수경쟁은 심화되면서 회사채 금리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라며 "A급 회사채의 금리는 이미 국고채 수준에 근접했고 BBB급 회사채 금리도 현재는 4%대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