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식업체들이 건강에 좋지 않은 고열량 제품의 높은 매출로 짭짤한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USA투데이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표적 제품으로 지난해 말 CKE 레스토랑스의 하디스가 내놓은 `몬스터'란 이름의 1천420㎈ 열량을 가진 초대형 햄버거를 소개했다. 언론은 앤디 퍼즈더 CKE 최고경영자(CEO)를 `패스트푸드업계의 악마'로 묘사하고 있으나 퍼즈더는 모든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려는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문은 미국 소비자들이 최근 건강보다는 맛을 중시하는 식단을 선호하고 있으며 특히 외식할 때 그 같이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남성이 음식점에서 주문한 메뉴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햄버거였으며 2위는 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였다. 여성의 경우 프렌치프라이가 1위였고 다음은 햄버거였다. 3위는 남녀 모두 피자였다. 하디스는 최근 715㎈의 아이스크림 셰이크를 출시한 뒤 셰이크 매출을 배로 늘렸고 `몬스터' 햄버거가 나온 뒤 매출은 4.4% 증가했다. 버거킹은 지난 3월 치즈 2조각, 달걀 2개, 베이컨 3줄 등을 넣은 730㎈짜리 `거대 오믈렛 샌드위치'를 출시한 뒤 아침 메뉴 판매량이 20% 뛰었다. 이 샌드위치에는 지방이 47g이나 들어있다. 소비자들은 열량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육류를 듬뿍 채운 햄버거는 야채버거가 1개 팔릴 때 100개가 팔리며, 기름에 튀긴 치킨샌드위치는 기름을 뺀 그릴드 치킨샌드위치보다 10배가 팔린다. 피자헛은 갈수록 치즈의 양을 늘리고 있다. `세겹 치즈 크러스트 피자'는 출시된 지 나흘만에 총 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자체 추산으로 저칼로리 제품인 `피트 앤 딜리셔스' 피자는 다른 팬 피자 100개 당 하나 꼴로 팔린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4분기 실시된 소비자 행동조사는 시사적이다. 600명을 대상으로 한 패스트푸드 취향조사에서 93.6%는 `맛'을 결정적 선택기준으로 제시했고, 건강과 영양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훨씬 못미치는 69.1%였다. 신문은 영양학 전문가 스티븐 위덜리의 "현대 식단이 우리를 죽이고 있지만 뇌는 우리의 변화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소개하면서 소비자들 대부분이 건강에 해로운 줄 알면서도 계속 고열량 음식을 먹는 이유는 `방종'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