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시장에 M&A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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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시장에 인수합병(M&A) 붐이 일고 있다. 의료 서비스 및 장비 관련기업들은 부시 정부가 10년 내에 모든 미국인의 의료 기록을 국가 전산망에 넣는 '국가 의료 정보망(NHIN)'이란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자 '금맥'을 잡기 위해 우수기술을 갖춘 중소업체들 인수전에 나섰다.
특히 정보기술(IT)서비스 회사로 대변신하고 있는 IBM이 새로운 사업영역 개척을 위해 의료서비스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기존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치열한 M&A 경쟁
현재 M&A에 적극적인 곳은 IBM과 IT서비스 회사인 액센츄어,의료장비회사 GE헬스케어 등이다.
IBM은 지난달 말 병원 데이터베이스 구축 전문회사인 헬스링크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액센츄어가 유럽 컨설팅회사 캡제머나이의 의료기술서비스 부문을 1억7500만달러에 인수할 것이란 발표가 나온지 일주일 만이다.
IBM은 지난해 의료 전문인력 채용과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3년 간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최근에는 최대 2억명의 진료 기록을 저장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급 프로그램 개발을 서두르는 등 의료 전산화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병원 전산화 시장은 IBM의 진입을 계기로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을 것"이라며 "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M&A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장치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고가 의료 장비로 유명한 GE헬스케어도 지난 2002년 이후 아큐트케어 암어션 등 디지털 의료정보시스템 회사를 7개나 인수했다.
◆미국의 국가 의료정보망 구축사업
의료관련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부시 정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국가 의료 정보망(NHIN)' 구축사업 전망이 그만큼 밝기 때문이다. NHIN은 오진과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10년 안에 모든 미국인의 의료기록을 전자문서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기획 단계에선 개인 정보 유출 우려와 병원들의 정보 공유 거부 등 반발이 만만치 않았으나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미국 보건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간 4만4000∼9만8000명이 오진으로 사망하고 있다. NHIN이 완성되면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재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고 병원은 종이 문서를 보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연간 의료비 지출(1조7000억달러)의 6.6%인 110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