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휘 신한지주 사장의 갑작스런 경질과 관련,조흥은행 노조가 12일 금융노조와 함께 항의집회를 갖기로 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신한?조흥 두 은행의 조직통합 컨설팅을 둘러싼 경영진 내부의 이견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그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흥노조 반발 본격화 조흥노조는 10일 성명을 통해 "최 사장의 경질은 신한지주의 흡수합병 집착에 '뉴뱅크'가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이라며 "껍데기뿐인 '뉴뱅크' 이데올로기가 결국 그 이용가치를 다하고 용도폐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한지주가 6·22 노·사·정 합의서를 파기하면서 신한은행 중심의 흡수합병을 천명한 이상 신한지주와의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덧붙였다. 조흥노조는 또 12일 금융노조와 함께 항의집회도 갖기로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노·사·정 합의서의 서명 당사자로서 대등통합 원칙이 정당하게 이행되지 않으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뉴뱅크로 가는 전략과 방향에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통합은행이 신한은행의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은 일부의 추측에 불과하며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서 "항간에서 나돌 듯 흡수합병 식의 통합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컨설팅사 선정 문제가 도화선 금융계에 따르면 최 사장과 신한은행측은 신한?조흥 합병전략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그 불화는 지난달에 있었던 통합은행 조직 컨설팅사 선정 후에 표면화됐다. 최 사장이 '컨설팅사 선정 과정에 신한은행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회사가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흔적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신한은행측은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최 사장의 리더십에 이의를 제기,양측의 갈등이 깊어졌다는 전언이다. 이 해프닝 직후에 이뤄진 지주회사 인사는 최 사장 경질의 단초가 됐다. 최 사장은 재일교포 주주관리 업무를 맡는 업무지원실 담당임원을 신한은행 출신인 이백순 상무에서 조흥은행 출신인 조병재 상무로 전격 교체했다. 또 통합관련 기획업무를 전담하는 권점주 경영지원1팀장도 기획재무팀으로 발령냈다. 핵심업무를 맡고 있던 신한은행 라인을 모두 후선으로 빼는 파격적인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결국 라응찬 회장이 최 사장의 구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하고 최 사장에 대한 해임 통보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