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라트비아공화국과 네덜란드, 러시아, 그루지야 공화국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며 미ㆍ러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백악관이 4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식을 갖고 미국이 나치 독일 패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과 이어진 냉전을 승리로 이끈 것 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말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배경 설명회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번 여행 목적은 두가지"라면서 "하나는 독재를 물리치기 위해 수백만명의 미국인, 유럽인 등이 희생을 공유한 것을 기리는 것이며 동시에 유럽과 더 일반적으로는 세계 전역에서 민주주의가 성장한 것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오는 7일 라트비아공화국의 수도 리가를 방문한다.


부시 대통령이 발트해 3국중 하나인 라트비아를 방문하는 이유는 이 나라가 지난 1991년 옛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해 동유럽의 지정학적 지도를 재편하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날인 8일에는 네덜란드를 방문, 제2차 세계대전때 숨진 미군 8천명이 묻혀있는 마르그라텐의 군인묘지에서 60년 전의 전체주의에 대한 투쟁을 오늘의 대테러전과 비교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던 얀 페터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와 회담을 갖는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9일 러시아를 방문해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한국의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을 비롯해 50여개국의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60주년 행사에 모두 58개국을 초청했으며 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참석 의사를 밝힘으로써 행사 참가국은 53개국에 달한다.


그러나 노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의 한미 정상회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들리 보좌관은 "모스크바에서 한ㆍ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냐"는 질문에 "부시 대통령이 다른 지도자들을 만날 시간은 정말 없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주최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지만 다른 정상들과의 양자회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그러나 미ㆍ러 정상회담에서 특별히 정해진 의제는 없지만 6자회담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모스크바에 이어 그루지야공화국을 방문해 미하일 사카시빌리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10일 워싱턴으로 귀환한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