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M&A(인수합병)와 각종 금융상품 등에 연간 1조5천억원을 투자하는 군인공제회(이사장 김승광)의 금융투자본부.다른 투자기관의 사례나 업무 성격으로 봐 MBA(경영학석사) 등 유학파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지 않다. 직원 16명 중 MBA 출신은 김성중 금융투자본부장(54) 단 1명뿐이다. 게다가 절반(8명)은 군 출신이다. 김 본부장 역시 육사 30기로 예비역 대령이다. 언뜻 보기에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을 굴리기에 경력이 다소 미흡해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는 잘못된 선입견이었다는 게 쉽게 드러난다. 군인공제회 사람들은 대부분 각자 분야에서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들이다. 육군 제3사관학교(3사) 출신 장교들의 인맥이 두텁다. 경리 회계 공병 등 군 실무 경험에 대학 등 민간교육기관에서 보태진 학문적 이론이 어우러져 전문가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군인공제회의 최근 성공 신화가 운좋게 이뤄진 것은 결코 아니라는 얘기다. 군인공제회와 오랜 기간 일을 해온 이호덕 삼일법인 공인회계사는 “공제회 사람들은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베테랑들”이라고 평가했다. 군인공제회 업무는 크게 기획 관리 재무 사업(건설) 감사 등으로 구분된다. 주로 투자활동이 이뤄지는 곳은 재무와 건설파트.이중 언론 등이 관심을 많이 쏟는 쪽은 금융투자본부 사람들이다. 대규모 M&A 등이 이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성중 본부장은 육군본부 예산편성과장,군수사령부 예산회계 처장 등을 거쳐 2003년 1월 전역하기 전까지 30년간 군 경리 및 회계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84년 소령 시절 미국 플로리다 공대에서 MBA과정을 마쳤을 정도로 실력파로 통한다. 해태제과 인수를 총괄했던 김창현 금융전략팀장(53)은 육군 공인회계사관 장교로 군에 입문했다. 25년의 군생활 중 15년간을 경리 및 회계 장교로 일했다. 2001년 3월 군인공제회에 합류해 그동안 해태제과를 비롯해 17건의 투자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이용정 기업금융팀장(57)은 3사 졸업 후 현역시절 경리장교로 활약했다. 기업금융팀을 맡기 전에는 예산 및 회계분야를 섭렵했다. 2천억원을 투자해 두산그룹과 함께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했으며 현재 진로 인수작업에 참여중이다. 김흥식 운용팀장(54)은 금융투자본부 3개 팀장 중 유일한 ‘민간인’이다. 주식 및 채권에 연간 3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김 팀장은 84년 군인공제회에 둥지를 틀었다. 금융투자본부와 함께 군인공제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곳이 건설사업본부와 건설지원본부.이들 본부가 굴리는 돈은 연간 2조8천억원 가량으로 군인공제회내 최대 ‘돈줄’이다. 저금리에 주식시장 약세 등으로 금융부문이 다소 위축됨에 따라 레저 환경 에너지 SOC분야 투자가 늘면서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최종천 건설사업본부장(56)은 3사(2기)를 졸업하고 보병장교로 뛰었다. 87년 군인공제회에 합류한 이후 기획조정실에서 경영분석 및 평가를 줄곧 맡아왔다. 동국대 경영대학원과 부동산 최고위과정 등에서 부동산 관련 지식을 쌓았다. 최 본부장 아래 임헌황 사업1팀장,정연상 사업2팀장(53),최병국 특수사업팀장 등 3개 팀이 있다. 임 팀장은 3사(8기) 출신의 경리통이다. 시행사업을 주로 맡고 있다. 3사를 마치고 공병장교로 활동했던 정 팀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 전문가이다. 2000년 제주샤인빌콘도에 3백50억원을 투자,군인공제회 사상 첫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성사시켰다. 서울대 세계경제최고전략과정 등을 마쳤다. 해병대 예비역 대령인 최 특수사업팀장은 레저(골프장),환경(하수종말처리장),에너지(풍력발전소) 등 신시장 개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91년 소령으로 예편한 조정제 건설사업지원본부장(56)은 3사(5기) 공병장교 경험을 되살려 경기도 용인 신복리 아파트 1천 가구,김포 사우동 아파트 1천 가구,오산 아파트 9백 가구 등을 짓고 있다. 최 본부장 밑에는 우명원 회원주택팀장(3사 9기·공병),안영부 공사관리팀장(민간인 출신),노철상 운영지원팀장(3사 9기·공병) 등 3개 팀이 있다. 국방부 공무원 출신인 김호룡 기획관리본부장은 창립멤버로 군인공제회의 산증인이다. 홍현우 경영지원본부장(해사 28기·예비역 대령)은 현역시절 해군본부 인사과장을 지낸 인사통이다. 한대희 회원지원본부장(3사 7기)은 서초슈퍼빌 문학터널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부동산개발부문의 터줏대감으로 통한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