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한계가 그 사람의 한계" '허슬 플레이'의 대명사 최경환(33.두산)의 잠실구장 라커에 붙어있는 문구이다. 최경환은 경기 시작 전마다 항상 이 문구를 보며 그라운드에서 멋진 플레이를 펼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하는 꿈을 꾸곤 한다. 이런 상상의 힘이 찬란히 빛을 발하는 것일까. 최경환은 올시즌 특유의 파이팅으로 무장한 채 불꽃 방망이를 휘두르며 두산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앞장서고 있다. 최경환은 3일 잠실에서 벌어진 서울 라이벌 LG와의 경기에서도 5-5로 팽팽히 맞선 7회 천금같은 결승타점을 뽑아낸 것을 비롯,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회초 우중간 깊숙한 2루타를 치고 나가 1루 주자 장원진을 홈에 불러들여 선취점을 올린 주인공도 최경환이었기 때문에 최경환은 이날 승리의 첫 단추와 마지막 단추까지 모두 책임진 셈. 또 안타를 치고 진루할 때마다 특유의 주먹을 불끈 쥐는 세레모니를 펼치며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는 한편 상대 투수의 기를 꺾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시즌 전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두산은 최경환의 활약에 힘입어 5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선두 삼성에 반 게임 차 뒤진 2위를 굳건히 지켰다. 최경환 자신도 이날 만점 활약으로 타율을 0.345로 끌어올리며 타격 7위, 최다안타(30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 6년차인 최경환은 지난 2002년 LG에서 방출되는 설움을 겪기도 했으나 김인식 현 한화 감독의 눈에 띄어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팀의 확실한 3번 타자를 꿰차며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작년엔 몸을 던지는 수비와 영양가 있는 타격, 서글서글한 매너로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며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억대(1억1천만원) 연봉자의 반열에 오르며 어느덧 프랜차이즈 스타로까지 자리매김한 모습. 최경환은 경기 후 "오늘은 특히 행운이 따랐던 것 같다"면서 "선수들과 팬들이 합심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상상하면 틀림없이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