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변하고 있다. 몬스터(괴물)를 때려잡아 경험치와 레벨을 올리는 전형적인 방식에서 탈피,게이머들끼리 전투를 벌이는 대전게임이 속속 선봬고 있다.엔씨소프트의‘길드워’,웹젠의‘썬’,윈디소프트의‘겟앰프드’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28일 공개 서비스가 시작된 '길드워'는 길드간 전쟁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캐릭터의 경험치나 레벨보다 게이머 개개인의 실력과 전술이 더 중요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게이머층을 넓히기 위해서는 가상의 적이 아닌 상대 게이머와 싸우게 해야 한다"며 "길드워를 '스타크래프트를 뛰어넘는 e스포츠 종목'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웹젠이 야심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 '썬'도 MMORPG의 단점을 보완한 액션 온라인게임이다. 이 게임은 마을과 전투맵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에서는 기존 MMORPG와 같은 요소들을 구현하고 전투맵에서는 개방된 월드가 아닌 폐쇄형으로 상대방과 전투를 벌일 수 있는 대전게임의 요소를 구현했다. 윈디소프트가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겟앰프드'는 캐주얼게임에 대전 형식을 가미한 입체(3D) 대전 액션게임.귀여운 캐릭터와 박진감 넘치는 전투,간단한 키 조작 등으로 인기를 끌어 약 1년만에 1천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특히 가벼운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에게 큰 인기를 누리며 온라인 대전 게임의 대표격으로 자리를 잡았다. 윈디소프트는 겟앰프드에 이어 차기작으로 액션게임 '인피니티'를 개발하고 있다. 이 게임 역시 몬스터 대신 상대 게이머와 대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처럼 대전게임이 확산되는 현상에 대해 게임업계는 온라인게임에서 커뮤니티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게이머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게임을 즐기고 이런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다 보니 커뮤니티간 한판 승부가 인기를 끌게 됐다는 것이다. 게임대회가 늘어난 것도 대전게임이 인기를 끄는 원인으로 꼽힌다. 게임대회에는 캐릭터의 경험치나 레벨보다 게이머의 실력에 의해 승패가 갈리는 대전게임이 적합하다는 것. 윈디소프트 관계자는 "대전이라는 흥미 요소를 가미해 MMORPG의 단점을 보완한 게임이 앞으로도 많이 출시될 것"이라며 "e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대전게임이 젊은 게이머들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