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이 17세기와 19세기 후반 세계 패권을 장악한데 이어 지금은 중국에 의해 세계 역사상 세번째의 세계 패권 이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2일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날 인터넷에 올린 최신호(9일자)에서 `미래는 중국의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대응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산업혁명 당시 `세계의 공장'이었던 영국에 이어 이제 중국이 이런 역할을 하며 미국과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잡지는 독일과 일본이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세계1,2차 대전을 일으킨 점을 지적하며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가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초강국인 미국과 물리적인 전쟁은 아닐 지라도 긴장이 조성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긴장관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향후 양국의 관계와 세계평화가 달려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잡지는 정치 부문과는 달리 70년대 말 흑묘백묘(黑猫白猫)론으로 대표되는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경제개혁 조치가 성과를 거두면서 이제 중국도 과거 미국정책에 대한 지지 일변도 입장에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 중국의 세계 패권 전략은 무력을 동원한 미국식이 아니라 경제적 지배와 장ㆍ단기 목표 달성을 위한 정치력을 동원한 `비균형 초강대국(asymmetrical superpower)' 전략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잡지는 최근 중국내에서 일어난 반일시위나 대만을 겨냥한 반분열법 제정, 이에 이은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 등을 고도의 계산된 정치적 행위로 해석했다. 이어 뉴스위크는 이같은 중국의 영역확장에 대한 미국측의 대응 방안으로 과학ㆍ기술 분야 핵심기술 개발, 재정자율성 확보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잡지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산 섬유류에 대한 수입제재 방침의 부적절성을 거론하며 "중국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시라크 대통령과 반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잡지는 중국이 세계 각국과 경제적 유대관계를 확대하면서 조용한 가운데 천천히 국제사회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비균형 패권전략을 계속할 경우에는 미국도 이와 마찬가지로 조용하고 신중한 장기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핵 억제력이나 경제적 의존관계, 세계화 등을 들어 "또다시 세계대전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러나 이같은 고요함 아래에서는 권력과 전세계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둘러싼 조용한 전쟁과 경쟁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