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2년 만의 최저치인 3.1%를 기록,'소프트패치(경기회복 중 일시적 둔화)'가 현실화됨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1.4분기까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며 아직 본격 회복되지 않은 내수 부진의 골을 메워왔던 수출에 타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유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게 미국 성장률 둔화의 주된 원인"이라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 전체 수출의 15%(올 1.4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기 둔화는 가뜩이나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어려워진 국내 수출에 결정타를 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또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고,이는 결국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신 위원은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경기 둔화는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압력으로도 작용,미국의 수입수요 감소와 함께 한국 수출업계에 이중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4분기 중에 미 달러화는 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호조와 이에 따른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그 같은 기대감이 수그러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하락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 전통산업쪽에서 중국 위안화 절상 요구가 높아질 것이고,이 경우 한국 원화도 덩달아 절상(환율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리운용 면에서는 한국에 다소 여유가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기에 부담을 느끼게 됐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한.미간 금리역전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어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여유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