롄잔(連戰) 국민당 주석이 양안 분단 56년만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고 중국 방문길에 오른 26일 그의 방중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시위대가 타오위안(桃園)국제 공항에 몰려들어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폭죽이 터지는 등 아수라장을 이뤘다. 시위대 수백명은 오전 7시부터 공항으로 집결, 9시께 출국 로비와 건물밖을 가득 메웠으며 서로 욕설을 퍼붓다 계란을 집어 던지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여 일부가 얼굴에 피를 흘리며 병원에 실려갔으며 일반 승객들의 출국 수속이 마비됐다. 경찰의 호위를 받고 공항으로 향하던 롄잔 일행은 고속도로에서부터 그의 방중을 반대하는 여당 지지자들의 차가 5㎝ 정도로 가까이 따라 붙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롄 주석의 방중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택시 기사들도 택시를 몰고 공항으로 몰려 주변을 포위했다. 경찰은 시위가 격렬해질 것을 우려, 항의 시민들이 깃발, 계란, 스피커 등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금지했으나, 여당 의원들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시위대와 함께 출국 로비로 집결, 계란을 집어 던지고 새총으로 쇠구슬을 쏘기도 했으며 심지어 삼국지 인물인 관운장이 들던 큰 칼을 들고 나타나 시위를 가열시켰다. 또 일부 여당 지지자들이 롄 주석의 방중에 항의하는 표시로 로비안에서 연쇄적으로 폭죽을 터뜨리자 공포에 떨던 승객들이 이를 제지하지 못한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롄 주석은 격렬한 시위로 출국 로비를 거치지 않고 공항 국빈 출입문을 통해 공항 승강장으로 이동했으며 이 소식을 전해 듣고 격분한 여당 지지자들이 국빈 출입문으로 몰려가 시위를 계속했다. 롄 주석은 이날 10시 55분 비행기로 홍콩을 향해 출발, 7박8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그는 출국 전 연설을 통해 "중국의 발전상을 직접 체험하고 중국 지도자와 함께 양안의 관심사인 평화와 경제ㆍ문화 교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면서 "양안 동포의 윈-윈 국면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항에는 작년 말 총선 후 롄 주석과 만나지 않았던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이 공항에 마중나왔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