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26일 오후 서울 중림동 사옥 다산홀에서 '2005 BSC(균형전략실행체계) 컨퍼런스'를 열고 '제1회 대한민국 BSC 대상' 시상식을 가졌다.KOTRA가 대상을 받았고 남양알로에 한국동서발전 한국조폐공사 한국토지공사(가나다순) 등이 우수상을 수상했다.컨퍼런스 참석자들은 특히 싱가포르 정부와 KT의 BSC 적용 성공 사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 대상 - KOTRA ] 지난해 12월 일본의 무역진흥기관인 JETRO(제트로)의 본부 평가과장 등 6명이 KOTRA(사장 홍기화)를 방문했다. BSC(균형전략실행체계)를 비롯한 경영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였다. 1962년 설립 당시 KOTRA의 모델이 JETRO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커다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JETRO 뿐 아니다. KOTRA는 BSC를 도입했거나 추진 중인 조직들 사이에서는 첫번째 벤치마킹 대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CEO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보상체계 및 다른 경영혁신도구와의 실질적인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룬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BSC를 통해 이룬 성과들도 놀라움의 대상이다. 1999년 11개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꼴찌인 11위, 2000년에는 10개 기관 중 9위에 머물렀던 KOTRA는 2001년에는 3위, 2003년에는 2위를 차지하는 등 급신장세를 보였다. 기획예산처가 주관하는 공기업 대상 경영평가에서는 2001년 기관평가 2위와 사장경영계약 이행실적평가 1위, 2002년에는 두 부문 모두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KOTRA의 서비스를 받는 중소기업들의 수도 2000년 8천6백개에서 2004년 1만5천개로 4년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해외마케팅이나 투자유치를 지원하고 받는 수수료 수익(통상진흥사업수익)도 매년 20%씩 증가해 2004년 2백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고객 중심 경영과 성과평가시스템이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세계무역기구(WTO)산하 국제 무역센터로부터 '세계 최우수 무역투자진흥기관상'을 받기도 했다. KOTRA가 BSC 구축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외환위기로 경제가 수렁에 빠졌던 지난 98년.수출이 급락하고 국가신인도가 추락하면서 수출지원과 투자유치 업무를 주로 하는 KOTRA는 설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99년, 2000년 공기업 부문 순위가 최하위로 집계되면서 급기야는 무용론까지 대두됐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소 기업의 수가 점점 감소했고 내부구성원 사이에서도 위기의식이 급속하게 퍼졌다. 2001년 4월 취임한 오영교 전 사장(현 행정자치부 장관)은 끝도 없이 추락하는 KOTRA에 혁신의 태풍을 몰고 왔다. 미래전략연구팀을 구성하고 다섯 차례의 워크숍을 거치면서 진통 끝에 모든 것을 '고객'과 '성과' 중심으로 전환시키자는 공감대를 이뤄냈다. 문제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론이었다. KOTRA는 경영혁신 초기단계에서 다양한 경영도구를 검토한 끝에 BSC를 도입했다. 특히 BSC에 보상체계와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을 밀접하게 연계시켰다. 직급이나 연차에 상관없이 적용한 능력별 인센티브제는 조직원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만들고 능력을 꾸준히 배양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업적평가 40%, 근무평가 60%로 구성된 BSC는 KOTRA의 업무 분위기를 일거에 바꿔놨다. 특히 같은 직급이라도 인센티브에 따라 연봉이 1천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능력별 BSC가 도입됨에 따라 직원들의 무역관 선호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성과 중심의 사업과 실적 중심의 평가제도가 정착됨에 따라 아무리 '생활 여건'이 좋더라도 '사업 여건'이 나쁜 무역관은 기피하는 풍조까지 생겨났다. 중소기업들의 서비스 수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급이 조절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정기 발령시 방글라데시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의 경쟁률이 8대 1에 달했다. KOTRA는 올해 '고객중심의 가치혁신을 실천하는 초일류 무역투자 전문기업'이라는 비전을 새롭게 설정했다. 공급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서비스를 받는 고객 중심으로 완전히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