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0세가 넘어서 거둔 승수만 14승. 비제이 싱(42ㆍ피지)이 불혹의 나이에 들어선 뒤 '진주'처럼 빛을 발하고 있다.


싱은 미국PGA투어 통산 26승 중 절반이 넘는 14승을 40세 이후 기록했고 지금도 12년이나 젊은 타이거 우즈(30ㆍ미국)와 세계랭킹 1,2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미 투어에서 40세가 넘은 뒤 싱보다 많은 승수를 기록한 선수는 샘 스니드(17승)가 유일하다. 싱의 기량으로 미뤄볼 때 이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다.


싱은 25일(한국시간) 끝난 미PGA투어 셸휴스턴오픈(총상금 5백만달러)에서 연장전 끝에 존 데일리(39ㆍ미국)를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 1월 소니오픈에 이어 시즌 2승째고,지난해에 이어 대회 2년 연속 우승이다. 지난 46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한 선수가 2연패를 하기는 싱이 처음이다.


이 대회 우승은 싱에게 상금 90만달러(약 9억원) 못지않은 의미를 안겨주었다. 우즈에게 1.68포인트 뒤졌던 세계랭킹 포인트를 그 절반 정도로 좁혀 다시 랭킹 1위에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상금(3백83만여달러) 랭킹에서는 우즈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첫날부터 선두를 지켜온 싱은 최종일 버디만 2개 잡고 합계 13언더파 2백75타가 되면서 데일리와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4ㆍ4백48야드)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 홀에서 승부는 곧바로 가려졌다. 데일리의 페어웨이우드 티샷이 물에 들어갔고 1벌타 후 친 서드샷마저 그린을 벗어나버렸다. 2온2퍼트로 '가볍게' 파를 잡은 싱과 데일리의 상금차이는 36만달러(약 3억6천만원)에 달했다.


나상욱(22ㆍ엘로드)과 위창수(33)는 각각 39위,57위에 머물렀다. 시즌 상금랭킹은 나상욱이 31위(86만7천여달러),위창수가 1백70위(7만6천달러)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