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측의 고소로 미술품의 위작여부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미술계에서는 국내 미술시장에서 차지하는 이중섭의 비중을 감안할 때 진위여부가 이번 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인 유족과 감정협회 중 어느 한 쪽은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수사의 초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감정협회가 '물고기와 아이'를 위작으로 판정한 부분이다. 감정협회는 위작으로 판정한 근거를 지난 22일 열린 간담회에서 자료로 내놨지만 이는 검찰이 위작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물고기와 아이'를 위작으로 가정할 경우 가짜그림을 만든 위조범을 찾아내야 하고 그 위조범이 유족과 연계됐는지를 밝혀내는 일이 수사의 핵심이다. 만약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검찰은 유족측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위작 판정을 내린 감정협회의 감정위원들이 처벌을 받게 된다. 둘째는 감정협회의 허위사실 유포여부다. 협회측은 22일 간담회 자리에서 '물고기와 아이' 감정결과에 대한 근거자료라는 유인물을 통해 지난 1월 준비위측이 유족을 만나 20~30점을 기증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태성씨는 "단 한점도 기증받은 적이 없다"고 즉시 반박했다. 준비위측 일원인 안모 교수도 "감정협회측은 준비위측을 마치 가짜 그림을 만드는 범죄집단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검찰에서 자료 요청이 있으면 모든 자료를 넘겨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족측이 그림을 기증받았는지의 여부는 유족측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태성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준비위측이 갖고 있는 4백점의 이중섭 그림에 대해 "연구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지난22일 간담회에서 그 그림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던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유족 소장품과 비슷한 작품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4백점중 일부는 진품일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