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전 총통을 비롯한 대만 독립파 인사들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야당 주석들을 "조국을 팔아 넘길 천고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대만 언론 매체들은 22일 리 전 총통과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100개 민간 단체들이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과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의 중국 방문을 "원칙, 신분, 시기, 대화 방식 및 대화 장소 등 5개가 틀렸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리 전 총통은 "대만 문제는 국제 문제인데 베이징에서 양안 대화가 이뤄진다면 대만은 중국에 먹힐 것"이라면서 "가장 적합한 장소는 워싱턴이며 일본, 미국, 중국, 대만의 '4자 회담'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통 재직시 중국이 대만 해협으로 미사일을 날려도 무섭지 않았는데 이 두 사람이 중국에 간다니 걱정돼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롄잔과 쑹추위는 공산당과 손잡고 대만을 넘기려 하는 매국노로 천고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전 총통은 "무서운 공산당은 한 손에 롄잔을, 다른 한 손에는 쑹추위를 들이미는 양손 책략을 쓰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공산당의 음모를 간파할 머리가 과연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에게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천 총통에게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쑹 주석과 연합해 미제 무기 구매와 같은 중대 사안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했더니 재임 기간 내 독립 불추진 등 10개항에 합의를 했다"면서 "쑹추위가 이제 이 합의를 들고 중국에 가다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리 전 총통의 비판에 대해 쑹 주석은 "미국과 일본의 개입 등 대만 문제 국제화는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고 반박했다. 국민당은 "공권력이 없는 야당은 대만을 중국으로 넘길 능력이 없다"면서 "'4자회담'은 중국이 동의하지도 않을 것이며 미국과 일본도 이를 바란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독립파 단체들은 롄잔이 중국으로 떠나는 26일 공항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편도 티켓을 전달, 대만으로 영영 돌아오지 말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