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슛 3개로 빅리그 무대를 흔들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하승진이 포틀랜드 로즈가든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의 2004-2005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덩크슛 3개를 포함해 13득점, 5리바운드, 1가로채기로 시즌 최고 활약을 펼쳐 홈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주전 센터 조엘 프르지빌라가 허리 부상으로 결장해 24분간 빅리그 무대를 누빈 하승진은 그동안 2∼3분 정도만 뛰면서 겪었던 식스맨의 설움을 떨치기라도 하듯이 고공 농구의 진수를 선보여 내년 시즌 주전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특히 하승진이 이날 보여준 1경기 3차례 덩크슛은 특급스타들이 즐비한 NBA 무대에서도 보기가 쉽지않다는 점에서 내년 시즌 `제2의 야오밍'으로 우뚝설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1쿼터 5분30초를 남기고 샤리프 압두르-라힘을 대신해 코트에 투입된 하승진은 처음에는 슈팅파울로 어색한 모습을 보였지만 18-10이던 7분53초에 루벤 패터슨의 어시스트를 받아 시원한 덩크슛으로 첫 득점을 신고했다. 2쿼터 8분29초에 또다시 기용된 하승진은 쿼터 종료 47초를 남긴 57-47에서 수비리바운드를 걷어낸 뒤 레이업슛까지 성공해 59-47로 점수 차를 벌렸고 3쿼터 9분16초에 나와서는 75-79로 뒤지던 10분59초에 또다시 덩크슛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승진의 상승세는 4쿼터가 들어 더욱 빛을 발했다. 자신감을 얻은 하승진은 89-91이던 4쿼터 3분12초에 수비리바운드를 낚아채 아웃로우가 점프슛으로 91-91 동점을 만드는데 힘을 보탰고 93-92로 간신히 앞서던 4분53초에는 세바스티안 텔페어의 어시스트를 덩크슛으로 연결하고 자유투 1개까지 꽂아 96-92로 승세를 굳히게 했다. 하승진은 4쿼터 7분12초에 파울트러블에 걸려 공수에 발목이 잡혔지만 경기 종료 1분45초를 남긴 102-101에서 절묘한 훅슛으로 림을 흔들어 소속팀의 106-103 승리에 수훈갑이 됐다. 하승진의 에이전트 존킴은 "하승진이 빅리그에 승격한 뒤 처음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해 짜증을 냈지만 나중에 이해했다. 하승진은 이제부터 NBA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킴은 또 "포틀랜트가 자신을 신경써서 키운다는 느낌을 하승진이 받았다고 한다. 다른 선수들이 다치는 바람에 생각보다 빨리 빅리그에 올라왔고 많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NBA 정규 시즌을 마친 하승진은 내달 초 귀국해 1∼2주 정도 휴식을 취한 뒤 NBA 서머리그에 참가해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