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일은행 매각을 통해 1조1천8백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둔 미국계 펀드 뉴브릿지캐피탈은 "국세청 세무조사는 국내외 자본에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이비드 본더만 뉴브릿지캐피탈 공동회장은 2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무조사의 공정성 여부에 따라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박병무 뉴브릿지캐피탈코리아 사장은 "세무조사를 받은 적은 없으며 다만 세무 당국으로부터 자료 요청은 종종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더만 회장은 또 제일은행 매각 차익에 대해 "한국과 미국,말레이시아간 이중과세 방지협약에 따라 한국에 세금을 내지 않을 뿐 세금 회피는 아니다"라며 "안내도 되는 세금을 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처드 블럼 공동회장은 "어제(1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한 사항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9년 제일은행 인수 때 김 대통령이 투자는 물론 선진 경영기법 수혈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그동안의 성과를 알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며 "김 전 대통령도 만족해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처며 앞으로 계속 투자할 계획"이라며 "한국에서 좋은 시민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뉴브릿지는 이날 '사회공헌기금 기증식'을 갖고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중소기업연구원에 1천만달러씩 총 2천만달러(약 2백억원)를 기부했다. 이는 제일은행을 스탠다드차타드(SCB)에 매각해서 얻은 차익(1조1천8백억원)의 1.7%에 해당하는 액수다. 자산관리공사는 이 자금으로 별도 펀드를 설립,생계형 신용불량자의 채무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연구원은 중소기업의 국제화 및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