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부터 시중에 선보이게 될 새 지폐는 구권과 비교할 때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규격과 색상 등 디자인이 확 바뀐다. 현재 가로 1백61mm,세로 76mm인 1만원권의 경우 가로 1백48mm,세로 69mm로 축소된다. 미국 달러화와 비교할 때 가로는 7mm 작고 세로는 3mm 정도 큰 것이다. 새 5천원권과 1천원권은 세로가 1만원권과 동일하지만 가로 길이는 6mm,12mm 각각 짧다. 이처럼 규격을 줄이는 것은 국내 지폐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과 비교할 때 너무 크기 때문이다. 현재 1만원권의 크기는 가로 1백61mm,세로 76mm로 전세계 지폐의 평균(가로 1백48mm,세로 70.5mm)보다 훨씬 큰 편이다. 색상은 1만원권의 경우 현행대로 유지되지만 5천원권은 황갈색에서 적황색으로,1천원권은 자색에서 청색으로 바뀐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변하는 홀로그램과 광가변잉크 등을 비롯한 총 7가지 최첨단 위조방지 장치도 도입된다. 이 경우 현재와 같이 스캐너나 컬러프린터 등을 통해 위폐를 제작하기가 어려워진다. 단 1천원권에는 이중 일부만 적용하기로 했다. 관심이 됐던 화폐 인물 도안은 일단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여론 수렴을 통해 새 인물을 선정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새 화폐 발행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화폐개혁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는 국민들의 불안 심리가 일단 문제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새 지폐가 발행되더라도 기존 지폐는 무기한 통용되고,신분 확인 절차 없이 무제한 신권으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불안감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지폐 발행에 따른 비용 부담은 만만치 않다. 한은은 새 지폐를 찍어내는 데 1천9백억원,현금입출금기(ATM) 교체에 2천2백억원,자판기 교체에 5백80억원 등 총 4천7백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폐 사용에 일부 혼선도 예상된다. 5천원권의 경우 자동판매기나 ATM에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당장 내년에는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만원권과 1천원권까지 교체될 경우 일부 혼선이 예상된다. 한은이 새 지폐를 발행키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올해 1분기 중 작년보다 4배가량 많은 총 3천1백53장의 위폐가 발견되는 등 위조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