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주가는 지난 1년간 ‘무섭게’ 올랐다.


지난 15일 6만4천9백원에 마감,작년 이맘 때(1만6천6백50원)보다 2백89.79%나 뛰었다.


지난 2001,200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2003년 6백77억원,2004년 1천3백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급격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 '1년=100% 클럽' 종목 속출


이처럼 1년 만에 주가가 2배 이상으로 오른 '1백% 클럽'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종목별로는 폭발적인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거래소시장(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1백% 이상 뛴 종목은 전체 8백10개 상장사(관리종목 제외) 가운데 무려 1백18개에 달한다. 7개 종목 가운데 1개꼴로 주가가 두배 이상으로 올랐다는 얘기다.


현대미포조선처럼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종목들이 가장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등 '범 현대가' 종목을 비롯해 대우인터내셔널 동양종금증권 한진중공업 등 한때 실적이 부진했던 대기업들이 올 들어 화려하게 재기했다.


작년 말부터 불어닥친 '가치투자 바람'을 타고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가치주도 신바람을 냈다. 태광산업 고려개발 대한유화 동부한농 문배철강 미창석유 삼환기업 세아제강 성지건설 중앙건설 등이 단적인 예다.


이들 종목은 PBR가 1배 미만으로 주가가 청산가치에도 못미치거나 PER가 5배 안팎으로 저평가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름조차 생소했던 이들 종목이 인기를 끌면서 증권가에선 '가치주의 반란'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남광토건 두산산업개발 크라운제과 등 인수·합병(M&A) 테마주도 지난 1년간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


여기에 알짜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 테마주도 자산가치가 부각되며 초강세를 보였다. 농심홀딩스 동원금융지주 현대백화점H&S STX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밖에 흥아해운삼양식품은 법정관리나 화의(채권단 공동관리)를 졸업하면서 주가가 1백% 이상 뛰었다.



# 외국인과 기관도 러브콜


이들 종목은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과 같은 블루칩(대형 우량주)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실적 호전,저평가,M&A 등에 힘입어 '틈새 종목'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외국인과 기관들도 이들 종목에 대해 '입질'을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중앙건설은 1년 전 0.89%에 불과하던 외국인 지분이 최근에는 13.26%로 껑충 뛰었다.


소형주로는 드물게 대한투신운용 등 기관투자가들이 사고 파는 대상이기도 하다. 자본금이 3백29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4천6백26억원의 매출에 3백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다 배당수익률이 시가 기준으로 9.37%에 달하면서 저금리에 지친 국내외 기관들의 눈길을 끈 것.



# 저가매수 노리는게 유리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종합주가지수 흐름과 상관없이 종목별로 튀는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유가 급등이 진정되는 등 악재가 다소 잠잠해지기는 했지만 IT(정보기술)경기 부진과 미국의 소프트패치(경기 회복기 중 일시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며 "당분간 지수가 크게 오르내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유망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다. 실제로 그동안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최근 현대미포조선 대우인터내셔널 등에 대해선 증권사들의 '매수'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정훈석 동원증권 연구원도 이 같은 맥락에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최근 조정장세를 틈타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 가치주를 편입하는 계기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종목에 대한 신규 투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1년간 주가가 급등한 상태여서 차익매물 압박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일부 종목은 상승 초기의 저평가 상태가 상당부분 해소돼 '가치주'로서의 매력이 반감됐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급한 추격 매수보다는 일단 꾸준히 관심을 갖고 증시가 조정을 보일 때마다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