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추기경 비밀회의)가 마침내 18일 오후 4시30분(이하 현지시간) 시작한다. 지난 2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善終) 이후 장례식과 9일간의 애도기간을 거쳐 막이 오르는 콘클라베가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교황청은 충분한 점검을 실시했다. 교황청은 특히 공식적인 발표 이전에 교황 관련 정보가 외부에 누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보안작전을 펼치는 등 비밀리에 콘클라베가 진행됐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콘클라베, 어떻게 진행되나 전세계 11억 로마 가톨릭 교인들은 수장인 교황이 선출됐음을 알리는 라틴어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이 선언될 때까지 콘클라베의 진행 상황에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먼저 115명의 추기경들은 17일 오후 숙소인 산타 마르타 호텔에 격리 수용되며 18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성당에서 신중하게 교황을 선출할 수 있는 지침을 내려줄 것을 기원하는 특별 미사를 연다. 이어 추기경들은 이날 오후 예복 차림으로 집결해 시스티나 성당으로 이동한뒤 선서를 하며 콘클라베 참가 추기경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성당을 빠져나가면 교황 선출이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교황 선출은 3분의 2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때까지 진행되는데, 추기경들은 각자 투표 용지에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직접 기입하며 새 교황 선출시 시스티나 성당 굴뚝으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흰 연기를 피워 올린 후 40-45분후 새 교황 선출이 공식 발표되며 이후 새 교황은 성 베르도 성당의 발코니에 첫 모습을 나타낼 예정이다. ◇추기경단, `어부의 반지' 파기 교황청 추기경단 115명은 16일 콘클라베를 이틀 앞두고 마지막 12차 회의를 열어 교황 선출을 위한 최종 점검을 실시했다. 추기경들은 이 회의에서 가톨릭 교회의 장래와 차기 교황에 관한 논의를 결론짓 고 콘클라베 준비 작업을 마무리했다. 추기경단은 또 이날 오후 9일동안 진행된 요한 바오로 2세의 애도기간을 마치는 미사를 봉행했다. 추기경들은 또 콘클라베를 위한 은둔 생활에 들어가기 앞서 고(故) 요한 바오로 2세의 권위가 종료됐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교황이 꼈던 '어부의 반지(페스 카토리오)와 인장을 파기했다.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콘클라베 개시 전 마지막 기자회견을 갖고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콘클라베의 비밀이 지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누가 유력한가 뉴욕타임스는 17일자 인터넷판에서 현재 독일 출신의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이 차기 교황 선출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탈리아 언론을 인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절친했던 라칭어 추기경이 50표 가량을 확보했다"면서 이는 3분의 2인 77표에는 모자라지만 가장 강력한 후보임에 틀림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티칸에 정통한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인터뷰 결과 78세인 라칭어 추기경에 대해 나이가 많고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에 라칭어 보다 중용을 지키면서 덜 권위적인 비(非) 유럽권 인사가 선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의 로마 가톨릭 신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유럽은 하락세인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115명의 추기경 가운데 유럽 출신은 58명이고 14명이 북미 출신이다. (바티칸시티 AFPㆍAP=연합뉴스)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