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 등을 제외한 기관투자가의 실질 매매가 6주 만에 처음으로 순매도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화증권에 따르면 선물베이시스에 따라 기계적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차익거래와 자전거래 등을 제외한 기관의 실질 매매는 지난주(4월11~15일) 1천1백26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지난 3월7일 이후 5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총 7천1백억원 이상 매수 우위를 나타냈지만,6주 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수급상황이 빠르게 악화했다"며 "지난주 후반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낼 매수주체가 없어 종합주가지수가 단기간에 급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1분기 국내외 기업 실적 부진 등으로 국내 증시가 추가 하락할 공산이 높아지면서 기관이 차익실현 내지는 리스크(위험)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세우 사학연금 주식팀장은 "LG필립스LCD에 이어 삼성전자마저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내놓아 투자심리가 나빠지면서 세계 IT(정보기술) 경기가 당초 기대대로 2분기에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확산되고 있다"며 "수급 측면에서도 적립식 펀드 증가 속도가 피크를 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다소 불안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연합회 관계자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 내의 대만 비중이 상향 조정되고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마저 2분기 중 경기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며 "1분기에 비해 증시 리스크는 분명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분기 내내 지수는 횡보하거나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중국이 실제 경기 조절에 나설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일시적으로 88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세우 팀장은 그러나 "종합주가지수가 과거처럼 다시 700대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900선 초반에서는 기관이 재차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