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안시현(21.코오롱엘로드)이 미국 무대 진출 이후 자신의 생애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을 세우는 불꽃타를 뿜어낸 끝에 시즌 최고 성적인 공동3위를 차지했다. 안시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라스베이거스골프장(파72.6천55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다케후지클래식(총상금 11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없이 9개의 버디를 쓸어담아 9언더파 63타를 쳤다. 전날 선두 웬디 워드(미국)에 7타나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안시현은 승부를 뒤집는데는 역부족이었지만 워드에 3타차로 따라 붙으면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9언더파 63타는 지난해 웰치스프라이스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세운 자신의 18홀 최소타 기록과 타이. 또 바로 전날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수립한 코스레코드와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안시현은 특히 5번홀부터 10번홀까지 6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고, 11번홀을 건너뛴 뒤 12번홀(파4), 15번홀(파4), 18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하루에만 9타를 줄일 수 있었다. 올들어 SBS오픈 32위,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 컷오프, 나비스코챔피언십 공동 19위 등으로 '2년차 징크스' 조짐을 보였던 안시현은 이로써 'LPGA 한국 군단'의 간판 주자로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워드에 앞서 경기에 나선 덕에 한때 리더보드 맨 윗줄을 차지하기도 했던 안시현은 "오늘 퍼팅 감각이 너무 좋았다"면서 "우승도 기대했지만 16번홀 버디 찬스를 놓친게 아쉽다"고 말했다. 우승컵은 이날 5언더파 67타를 치는 등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16언더파 200타를 친 워드에게 돌아갔고, 전날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기세를 올렸던 오초아는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워드를 따라 잡지 못하고 14언더파 202타로 2위에 올랐다. 지난 2001년 웬디스챔피언십 우승 이후 79차례 대회에 출전하면서 승수를 보태지 못했던 워드는 54홀 동안 보기는 단 2개로 막고 버디 18개를 수확하며 4년만에 통산 4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안시현 외에도 장정(25)이 7언더파 65타, 박인비(17)와 김영(24.신세계)이 5언더파 67타를 치는 등 마지막날 한국 낭자군단의 샷이 뒤늦게 폭발했다. 아마추어 박인비는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5위에 올라 위성미(16.미셸 위)에 이어 '코리언 10대 아마추어 돌풍'을 재연했다. 이밖에 장정(9언더파 207타)은 공동 7위, 한희원(27.휠라코리아)과 김영(이상 8언더파 208타)은 공동 10위에 각각 이름을 올려 '한국 군단;은 5명이나 '톱10' 입상자를 냈다. 그러나 전날 공동 4위에 올랐던 김미현(28.KTF)은 이븐파 72타에 그치며 공동 16위로 밀려나 아쉬움을 삼켰다. 작년 퀼리파잉스쿨 수석 합격자인 폴라 크리머(미국)는 안시현과 공동 3위에 올라 올해 신인왕 1순위다운 솜씨를 과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